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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매체 방콕포스트·타이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3일 오후 4시 20분쯤 방콕 시암 파라곤 쇼핑몰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당국은 당초 3명이 사망하고 4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밝혔지만 이후 사망자 수를 중국 국적의 여성 1명으로 하향 조정하고 "총 6명의 부상자 중 2명이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후 경찰 종합 병원에서 치료 받던 미얀마 국적의 여성 부상자가 사망함에 따라 현재까지 사망자 수는 총 2명으로 늘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당시 현장에선 10여 차례 이상의 총소리가 들렸다. 소셜 미디어 등에 올라온 현장 영상에는 수백 명의 쇼핑몰 방문객들이 총성을 듣고 밖으로 뛰쳐 나가거나 급히 몸을 숨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현장에 급파된 경찰특공대가 오후 5시 10분쯤 용의자를 몰아넣었고 용의자는 무기를 내려놓고 별다른 저항 없이 체포됐다. 경찰 당국은 4일 해당 소년이 사용한 총은 당초 공포탄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권총이지만 불법으로 개조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지만 약을 복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의자도 범행 당시 "다른 사람이 누군가를 쏴야 하는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가 한 학기 학비가 약 4000달러(544만원)에 달하는 인근 사립학교에 재학중인 학생인 것으로 알려지며 학교 측이 사상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경찰은 용의자의 집을 수색한 결과 사용하지 않은 총알과 종이 표적 다수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해당 용의자를 계획적인 살인·살인 미수·불법 총기 소지 등 5가지 혐의로 기소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동보호법에 따라 부모를 기소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총기 난사로 사망한 중국 국적의 여성은 어린 두 딸과 함께 쇼핑을 나왔다가 변을 당했다. 총격을 받아 병원으로 이송된 엄마를 찾지 못한 두 쌍둥이 딸이 뒤늦게 사망 소식을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쇼핑몰에서 근무하다 변을 당한 미얀마 국적의 희생자도 병든 어머니에게 매달 1만바트(36만 6000원)를 송금하던 이주 노동자란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중국과 라오스 국적의 부상자도 발생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자국 주재 중국·미얀마·라오스 대사에게 유감을 표명했다.
해당 쇼핑몰 대표와 직원들은 4일 아침 희생자들에게 애도를 표했다. 해당 쇼핑몰은 이날 정상 영업 중이다.
총기 소유 비율이 높은 태국에선 크고 작은 총기 난사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했다. 이번 사건도 지난해 태국 북동부 농부아람푸주의 한 어린이집에서 전직 경찰관이 총기를 난사해 어린이 24명을 포함 36명이 사망한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벌어졌다. 2020년에는 전직 육군 장교가 나콘랏차시마주(州)의 한 쇼핑몰에서 총기를 난사해 29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부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