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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의 품격 드높인 인도주의 외교 다시 빛났다

[사설] 국가의 품격 드높인 인도주의 외교 다시 빛났다

기사승인 2023. 10. 1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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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에서 체류하던 우리 국민 163명과 외국인 등 220명을 태운 공군 수송기 KC-330기가 14일 성남 서울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외국인은 일본인과 그 가족 51명, 그리고 싱가포르인 6명이다. 최대 수용 230석 가운데 한국인이 모두 탑승하고 남는 좌석에 우리 정부가 일본 측에 탑승을 제안한 것이다. 일본 언론들은 이 소식을 대서특필해 우리 정부의 인도주의적 처사에 감사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일본인 탈출 지원은 지난 4월 아프리카 수단 무력충돌로 현지교민을 탈출시킬 때 이어 두 번째다. 당시에도 탈출하지 못한 일본인 5명이 우리 공군 수송기의 도움을 받아 무사히 귀국했다. 위기 때마다 보여준 우리 정부의 이런 인도주의적 대처는 과거사에만 매몰됐던 한일관계를 개선하고 세계 속 대한민국의 품격을 드높이고 있다.

관련 소식은 일본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감동을 줬다. 일본 내 관련 기사에는 좌우 성향을 불문하고 "한국군 여러분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한국은 친구, 양국은 항상 좋은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의 국제협력 정신에 감사드린다" 등의 댓글이 수천 개씩 달렸다. 일본 공영방송 NHK는 일본인 5명의 한국군 수송기 탑승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전했다.

우리 정부가 두 번씩이나 일본보다 발 빠른 대응이 가능했던 것은 공군 수송기 KC-330 덕이 크다. KC-330은 공중급유나 물자수송 등 다목적용으로 지난 2018년 우리 공군이 에어버스 여객기 A330기를 개조해 만든 것이다. 현재는 4대를 보유 중인데, 그동안 두 차례 교민철수 작전뿐 아니라 튀르키예 긴급구호대 파견, 전사자 유해봉환, 요소수 긴급 공수 등 다방면에서 많은 활약을 펼쳐왔다. 전쟁 등으로 민간 항공사들의 운항이 중단될 경우, 다목적용 군 수송기 역할이 커질 것에 우리 공군이 미리 대비해 온 것이다.

일본 정치권에선 한국에 또 빚을 졌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큰돈을 들인 것도 아니다. 과거사에 매이지 않는 대국적인 대처가 냉랭한 한일관계를 풀 수 있는 지름길임을 이번 일이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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