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분기 첫 8조원대 매출 달성…김범석 “대만 등 신사업 40% 성장”(종합)

3분기 매출 8조1028억원…지난해 4분기 7조원 돌파 후 10개월 만에
영업익 1146억원 5분기 연속 흑자…3분기까지 누적 영업익 4448억
대만 로켓배송 확대로 중기 1만2000곳 수출 견인 등 실적 성장 도와

김범석 쿠팡 창업자

쿠팡은 분기 최대 매출인 8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3분기부터 5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오며 흑자기업 이미지도 굳혔다. 김범석 쿠팡 창업자는 쿠팡의 핵심 비즈니스인 로켓배송·로켓프레시, 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판매자 로켓배송)의 가파른 성장과 와우멤버십에 고객 참여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쿠팡이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3분기 매출은 8조1028억원(61억8355만 달러·분기 평균환율 13010.39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6조8383억원·51억133만 달러) 대비 18% 늘었다. 달러 기준 매출은 같은 기간 21% 증가했다.

쿠팡이 분기 매출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7조2404억원)에 처음으로 매출 7조원을 돌파한 이후 10개월 만에 8조원대로 올라섰다.

3분기 영업이익은 1146억원(8748만 달러)으로 전년(1037억원·7742만 달러)보다 11% 증가했다. 올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흑자는 4448억원(3억4190만 달러)으로 전년 같은 기간 2288억원(1억9542만 달러) 영업손실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개선에 크게 성공했다. 5분기 연속 흑자 달성으로, 로켓배송 도입 이후 처음으로 올해 첫 연간 흑자도 예상되고 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1215억원·9067만 달러)과 비슷한 1196억원(9130만 달러)을 기록했다. 다만 달러 기준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보다 13%, 1% 증가하며 원화보다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올 3분기 환율 하락에 기인했다.

김범석 창업자는 실적 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다년간의 독보적인 투자와 고객 경험, 운영 탁월성에 집중한 결과 견고한 성장세와 수익성 확대를 지속적으로 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범석 창업자는 상품군과 고객 등이 증가하는 '플라이휠 가속화', '쿠팡이츠 10% 할인' 혜택 등으로 고객 참여한 높아진 와우멤버십, 대만 로켓배송 순항 등을 이번 실적 비결로 꼽았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쿠팡의 활성고객 수다. 3분기 기준 2042만명으로 전년 1799만명 대비 14% 증가했다.

김 창업자는 "2021년 팬데믹 이후 그 어느 분기보다 빠른 성장률"이라고 강조했다.

쿠팡의 고객 성장률은 올 1분기(5%), 2분기(10%), 3분기(14%) 등 매분기 높아지고 있다. 3분기 고객 성장률은 2022년 1분기 13%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다. 올 들어 현재까지 고객 수가 약 230만명 늘었다. 활성고객 1인당 매출도 303달러(39만7040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 증가했다.

활성고객 수와 함께 로켓배송·로켓프레시와 마켓플레이스(3P) 모두 상품군이 크게 넓어진 것도 실적 견인의 요인이다. 그는 "로켓 상품군이 늘면 고객의 쿠팡 지출이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소모품(consumable) 같은 카테고리는 시장 평균보다 몇 배 빠른 두자릿수 성장률을 보였다"며 "로켓프레시와 로켓그로스는 전체 비즈니스보다 각각 2배, 3배 이상 성장했다"고 말했다.

로켓그로스를 포함한 3P 비즈니스는 다른 비즈니스를 앞지르는 강력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김 창업자는 여전히 활성고객과 1인당 고객 지출이 상당한 성장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창업자는 "우리 활성 고객은 이제 2000만명이고 여전히 전체 시장점유율에서 한자릿수 시장점유율로, 지갑점유율이 낮다"며 "로켓배송 등과 로켓그로스를 통한 상품 확대로 고객 수와 지출액에서 더 높은 점유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 할인으로 와우 멤버십의 고객 소비도 크게 늘었다. 김 창업자는 "이츠 할인 론칭 후 이츠를 쓰는 와우 회원은 90% 증가했고, 혜택을 론칭한 지역의 75% 이상에서 거래량이 2배 이상 늘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기반으로 쿠팡이츠의 시장점유율은 연말까지 약 20%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이츠 할인 론칭 초기와 비교해 2배 가까운 수치다.

뿐만 아니다. 쿠팡은 지난해 10월 대만 로켓배송·로켓직구를 론칭해 지난 1년간 잠재 가능성을 봤다. 한국 로켓배송 출시 첫 1년 보다 대만의 로켓배송 첫해 성장속도가 빠르다고 강조했다. 대만에서 쿠팡앱은 지난 2분기부터 쇼핑 부문 다운로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 창업자는 "대만에서의 성장은 한국 머천트와 공급업체 등에게 기회의 문을 열었다"면서 "그동안 중소기업은 국내 시장 밖의 고객에게 도달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쿠팡은 단 1년간 1만2000개 이상의 중소기업들의 대만 수출을 지원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최근 대만에 2호 풀필먼트센터를 오픈했고, 내년 상반기 안에 3호 풀필먼트센터를 개소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대만 수출 순항 등에 힘입어 대만·쿠팡이츠·쿠팡페이 등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s)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1% 늘어난 2억1752만달러(2850억원)의 매출을 3분기에 기록했다.

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 등으로 손실도 늘었다. 성장사업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1억6082만달러(2107억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규모가 1억1700만달러 가량 늘었다. 쿠팡 측은 손실이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가 가속화됐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거랍 아난드 CFO는 "지난 2분기에 밝힌 것처럼 초기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수준을 높였기 때문"이라며 "다만 오는 4분기 성장사업 손실은 이번 분기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쿠팡은 지난 2분기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 등 성장 사업에 약 4억 달러 투자가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3분기 조정 에비타(EBITDA) 마진은 전년과 변동이 거의 없는 3.9%를 기록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3%포인트 가까이 감소했다. 이에 대해 그는 "지난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언급한 성장 사업에 대한 투자 증가로 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난드 CFO는 "지금은 마진을 확대하는 여정의 초기 단계로, 신규 사업 확대, 운영 개선 등 마진 수준을 높일 유의미한 기회가 눈앞에 있다"며 "성장 사업 투자와 동시에 연결기준 에비타 마진 개선을 지속해 나갈 것이며, 10% 이상의 에비타 마진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역량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쿠팡은 지난 2분기부터 로켓그로스(FLC) 회계 기준이 총액(gross)에서 순액(net) 기준으로 바뀌지 않았다면 원화 기준 3분기 매출 상승률(18%)이 6.3% 가량 더 높았을 거라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