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킬러문항 뺀 수능, 공교육 정상화 마중물 되길

[사설] 킬러문항 뺀 수능, 공교육 정상화 마중물 되길

기사승인 2023. 11. 16. 18:0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16일 50만 명이 응시한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소위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이 처음으로 빠졌다. 정문성 수능 출제위원장은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킬러문항'을 배제했고,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킬러문항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내용으로 학원의 고액과외를 받아야 풀 수 있는 초고난도 문제를 말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교육 카르텔 혁파 차원에서 킬러문항 없는 수능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6월 교육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분야의 문제를 수능 출제에서 배제할 것을 지시했다. 지난 6월 모의평가 출제 때 이런 원칙을 적용하지 않았다고 교육부 입시 담당 국장을 전격 경질하기도 했다.

대형 학원가와 일부 교사, 학부모 등이 수능 변별력이 떨어진다며 반대했지만 킬러문항을 둘러싼 돈 거래 사실이 밝혀지면서 잠잠해졌다. 수능·모의고사 출제위원으로 참여한 일부 현직교사들이 학원에 킬러문항이 든 문제집을 팔다 적발된 것이다. 수도권 지역의 한 수학교사는 대형 입시학원 7곳 등에 문제집을 팔아 5억원 가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킬러문항만 없애도 연간 26조원으로 추산되는 초·중·고교 사교육비 부담을 상당 부분 덜 수 있고 수험생들의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애초 우려했던 이른바 '물수능'과 '변별력 상실' 가능성도 우려만큼 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EBS와 입시업계는 분석했다.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은 킬러문항은 빠졌지만 다양한 난이도의 문항·선지로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윤석열 정부가 '킬러문항 없는 수능'을 계속 유지·발전시켜서 이를 마중물 삼아서 본격적인 공교육 정상화를 추진하기 바란다. 처음 시행하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 사이의 변별력 등에서 미비점이 나타날 수 있겠지만, 향후 이를 보완하고 개선해 나가면 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