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진당 당국 강력 반발
국영 중국중앙텔레비전(CCTV)은 21일 민진당의 라이칭(賴淸德) 총통 후보가 러닝메이트인 부총통 후보로 샤오메이친(蕭美琴) 주미 타이베이경제문화대표처 대표를 지명한 것을 마치 기다렸다는 듯 '두 독립 조합(雙獨組合·둘 모두 대만 독립을 주창한다는 의미)은 대만을 재앙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두 후보가 "가장 위험한 조합"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蔡英文) 총통 체제에서 부총통을 지낸 라이 후보와 사실상 대만의 주미 대사 역할을 한 샤오메이친을 대만 독립주의자로 규정해온 중국의 그동안 입장으로 볼때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당선이 될 경우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엄포를 놓았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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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민진당은 라이칭더와 샤오메이친의 두 독립 조합을 내세워 조국 통일 과정을 방해하고 있다. 대만의 앞날을 위태롭게 하면서 대만 민중의 이익과 복지를 해치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이에 앞서 주펑롄(朱鳳蓮)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도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라이 후보가 샤오메이친을 부총통 후보로 지명할 것이라는 예상과 관련, "대만 동포들은 이것이 대만해협 정세에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것이다. 대만 민중의 생명과 대만의 앞날에 어떤 의미인지도 잘 알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대만 당국이 이같은 전방위적인 중국의 압박에 즉각 강력한 반발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대중 사무를 전담하는 대륙위원회의 행보를 꼽을 수 있다. 20일 "중국이 다양한 수단으로 대만의 총통 선거에 적극 개입해 악감정이 있는 후보자가 승리하지 못하게 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면서 "후보자 가운데 가장 싫어하는 인물을 구체적으로 적시해 대만 유권자의 자주적 결정을 협박하려고 도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이 대만의 민주주의 선거에 개입하는 것은 대만인의 반감만 키우고 양안 간의 긍정적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절대로 중국의 압박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야권 단일화가 사실상 물 건너 갔으니 이제 양안의 초긴장 국면은 더욱 분명한 현실이 됐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