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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가 후계자들] 커피명가 동서 ‘김종희 시대’ 오나…캡슐사업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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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일 기자

승인 : 2023. 11. 24. 06:00

부친 김상헌 지분증여 등 지배력 ↑
멈춰선 믹스시장, 신동력 발굴 관건
우수 제품군 확보·거래처 확대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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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 동서 부사장이 회사 지분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의 부친인 김상헌 동서 고문으로부터 지분을 증여 받거나 장내매수를 통한 방법으로다. 이에 재계는 "동서그룹의 3세 승계 작업이 본격화됐다"고 평가한다.

중장기적으로 보면 김 고문으로부터 동서 보유지분 전량을 받으면, 그의 삼촌인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을 훌쩍 뛰어넘게 된다. 다만 9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한 국내 커피믹스(제조커피)시장규모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해야 하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23일 동서에 따르면 김 부사장의 회사 지분율은 14.14%다. 연초 12.59%보다 1.55% 포인트 상승한 수치인데, 김 회장(18.62%)과 비교하면 4.48% 포인트 낮다. 지난달 김 부사장은 김 고문으로부터 60만주를 증여받은 데 이어, 장내에서 약 55억원을 투자해 30만주를 사들였다.

증여에 대한 해석은 다르지만, 김 고문이 김 부사장을 동서그룹의 차세대 수장이라고 보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후에도 김 부사장은 김 고문으로부터 남은 지분 16.25%를 확보하면, 1대주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지분율은 30%를 넘게 된다.

현재 김 부사장이 1976년생으로 젊은 편이어서, 근시일내 그룹을 이끌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김 회장이 5년 만에 회장으로 복귀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국내 커피믹스 시장이 정체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동력도 확보해야 한다.

현재까진 수출과 캡슐커피가 동서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동서는 연초부터 수출을 늘리기 위해 구매수출부문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동서의 핵심 3대 사업은 △식품사업 △제조 △구매수출 등인데, 구매수출부문은 매출 대비 영업손익 비율이 가장 높다.

2021년 9월 말까지 매출 대비 영업손익 비율은 제조(15.9%)가 구매수출(12.3%)보다 높았다. 그러나 2022년 9월 말까지 구매수출(15.3%)이 제조(15.0%)를 넘어선 뒤, 2023년 9월말까지 구매수출(15.6%)이 제조(15.3%)를 따돌리고 연이어 승승장구다. 식품사업은 1.4%에 그친다. 효자 사업으로 탈바꿈했다.

회사의 구매수출부문은 구매 부문과 수출 부문으로 나뉜다. 구매 부문은 커피원두 등을 페루·온두라스·브라질 등으로부터 수입하고, 수출 부문은 크리머 등을 러시아·인도네시아·대만 등에 수출하고 있다. 연결기준 구매수출부문 매출이 747억원(2021년)에서 977억원(2022년)으로 30.8% 늘어나며 역대 최대 매출을 갈아치웠는데, 올해도 다시 한 번 갈아치울 기세다. 올 3분기까지 구매수출부문 매출은 774억원으로 전년 대비 7.9% 증가했다. 1000억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올해 전략은 '거래처 확대'다. 제조업체 및 대형 유통업체와의 직거래 방식의 판매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판매가격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구매력 증대와 함께 신제품 확보에도 역량을 모으고 있다.

동서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지속적으로 변해 단정할 수 없지만, 올해 구매수출부문 매출은 지난해 보다 늘어난 수준을 달성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제조부문의 경우 포장사업에선 제조설비 고도화와 고부가가치 신제품 기술력 개발에 나서고, 다류사업에선 기존 기호성 차 중심에서 티백 형태 변화 등을 통해 신제품 출시에 집중한다.

판매 전략은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 식자재 등 주요제품을 수입 판매하는 특성상 판매가격의 우위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동서 관계자는 "우수 제품군, 신제품 확보를 통한 지속적 브랜드 밸류 향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조업체 및 대형 유통업체와의 직거래 방식의 판매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가격경쟁력 확보, 거래업체수 확대 및 파트너쉽 제고를 통한 차별화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서식품을 통해 선보인 캡슐커피 사업도 순항하고 있다. 지난 2월 프리미엄 캡슐커피 브랜드 '카누 바리스타'를 선보이며 4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지난 2~9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국내 소매점 판매시점관리시스템 기준 동서식품의 원두커피 매출은 약 87억원 중 53억원이 카누 캡슐커피로 파악되고 있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캡슐커피 매출이 회사의 예상치를 충족한 상태"라며 "현재 판매량을 이어나간다면 올해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수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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