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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조건 中, 적신호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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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3. 11. 27. 23:59

마주보고 좋은 분위기 조성해야 강조
양국에 불만, 긍정적 자세 아니라고 봐야
올해는 물 건너 가
내년 열리더라도 소극적 자세 견지할 듯
아시아투데이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한국이 특별한 근거 없이 연내 열릴 것으로까지 미리 자신했던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적신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연내 개최는 완전히 물 건너 갔다고 봐야 할 뿐 아니라 내년에 설사 열리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의 소극적 자세가 워낙 눈에 두드러지는 탓이다. 자국을 대하는 한국과 일본에 대한 불만이 상당하기 때문이 아닐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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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보도한 중국 언론. 3국 정상회의 개최에 대해 별로 긍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중국중앙텔레비전(CCTV) 화면 캡처.
이런 단정적 분석이 가능한 것은 부산에서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린 긍정적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왕원빈(汪文彬) 외교부 대변인이 27일 정례 브리핑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입장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다. 중국 외교부가 전날 외교장관 회의 이후 발표한 자료에서 언급한 3국 정상화를 위한 이른바 '조건'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해달라는 일부 외신의 요청에 "3국이 함께 노력하면서 서로 마주 보고 나아가야 한다"는 묘한 입장을 피력한 것. 한마디로 현재 분위기가 나쁘다는 얘기가 될 수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왕 대변인은 "3국은 정상회의에서 긍정적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좋은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도 강조, 한국과 일본이 분위기 조성에 도움이 되지 않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식의 주장도 했다. 중국 외교부가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3국은 정상회의를 위해 조건을 만들고 관련 준비 작업을 가속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그저 밝힌 것과 비슷한 뉘앙스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외교부와 일본 외무성이 회담을 마치기 무섭게 "3국은 정상회의를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기에 개최한다는 공감대를 재확인했다. 차기 정상회의 준비를 가속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힌 것과는 확실히 결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이 김칫국을 미리 마셨다고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실제로 중국 내 분위기도 긍정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과 일본의 대중 자세가 크게 변하지 않을 경우 정상회의가 개최되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분위기가 우세하다. 설사 개최되더라도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아닌 리창(李强) 총리가 참석, 김을 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도 있다.

사실 중국으로서는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지 않는다고 애가 탈 이유가 별로 없다. 중국이 최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외교전 상대가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라는 사실을 상기하면 진짜 그렇다고 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과 일본은 중국의 시각으로 볼때 자국을 진심과 선의로 대하고 있지 않다고 해도 무방하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뒤에서는 약을 올리면서 앞에서는 친하게 지내자고 손을 내민다고 보지 않나 싶다.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리더라도 의미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중국의 동북아 문제 전문가들이 분석하는 것은 다 까닭이 있다고 해야 한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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