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는 민진당 상당히 우세
그럼에도 국민당 대이변 연출 불가능하지는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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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입장에서는 도저히 지려고 발버둥쳐도 그러기가 어려운 구도라고 할 수 있었다. 게다가 라이 후보는 올해 내내 지지율 조사에서 단 한번도 1위를 놓친 적이 없었다. 야당 후보가 승리하면 기적이라는 한탄이 반민진당 성향의 유권자들에게서 쏟아져 나온 것은 당연하다고 해야 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에 지지율 10% 전후에서 고전하던 궈 후보가 전격 사퇴하면서 분위기가 이상하게 변하고 있는 듯하다. 양안 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민진당에 불만이 많은 그의 지지자들의 상당수가 국민당의 허우 후보에게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 커 후보에게 마음이 기울었던 유권자들의 일부가 사표(死票)를 우려해 어쩔 수 없이 허우 후보에게 돌아서는 상황까지 더할 경우 분위기는 더욱 묘해진다고 봐도 좋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의 결과도 이 상황을 잘 말해주고 있다. 민진당 라이 후보의 1위 질주는 변함이 없으나 허우 후보가 격차를 엄청나게 좁히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불과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넘기 힘든 벽이었던 커 후보를 멀찌감치 떨어뜨리는 것까지 감안하면 진짜 허우 후보에게도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한다. 국민당 지도부가 최근 대역전의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고무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은 다 까닭이 있지 않나 싶다.
하지만 전체적인 구도에서 보면 역시 라이 후보가 대역전을 당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고 단언해도 크게 무리하지 않을 것 같다. 잠시 주춤한 양상을 보이는 커 후보가 다시 힘을 내 허우 후보를 맹추격할 경우는 더욱 그럴 가능성이 높다. 다시 3파전 양상이 되면 라이 후보가 죽었다 깨어나도 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