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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뱅크’ 업고 연임 성공한 KB 이재근號...ELS사태 수습·부코핀 정상화 속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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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국 기자 | 정금민 기자

승인 : 2023. 12. 03. 18:30

리딩뱅크 탈환·플랫폼 강화 등
경영성과 인정…재신임 '신뢰'
홍콩 ELS 판매액 가장 높아 대책 절실
인니 부코핀 통한 글로벌 수익 확대
연이은 금융사고 내부통제 방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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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이재근 KB국민은행장에게 두터운 신뢰를 나타냈다. 양 회장이 계열사의 맏형이자 그룹 2인자인 국민은행장에 이 행장을 연임시키며 재신임한 것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에 내줬던 '리딩뱅크' 타이틀을 올해 되찾아 온 데다, 글로벌과 디지털부문에서도 높은 경영성과를 낸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본원적 사업경쟁력 강화를 통해 전통적으로 강점을 가진 개인금융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및 자본시장 영역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연임에 기여한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내년에도 글로벌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 행장의 어깨는 무겁다. 최근 금융권 화두로 떠오른 홍콩 H지수 관련 ELS(주가연계증권)사태를 잘 수습해야 하고,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의 정상화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 이에 더해 금융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내부통제 강화 노력과 함께 정부의 상생금융 요구에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그룹은 지난 30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어 이재근 국민은행장의 1년 연임을 결정했다. 이달 중 열리는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와 은행 주주총회를 거쳐 이 행장의 연임이 확정된다. KB금융 측은 "이 행장이 2022년 취임 이후 코로나19, 글로벌 경기 침체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우수한 경영성과를 시현했다"며 추천 이유를 밝혔다.ㅇ

이 행장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엔 2조9960억원의 순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난 실적을 나타냈다. 하지만 하나은행이 3조원을 훌쩍 넘는 순익을 기록하면서 리딩뱅크 위상을 하나은행에 내줬다.

올해는 달랐다. 3분기 누적 기준 국민은행이 2조8554억원의 순익으로, 경쟁사인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을 따돌리고 리딩뱅크를 되찾아왔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도 '1등 은행'을 수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부문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엔 인도네시아 부코핀은행에서 흑자를 기록했고, 지난해와 달리 손실 규모도 줄여가고 있다. 그는 또 플랫폼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여왔는데, 은행 대표앱인 'KB스타뱅킹'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9월 말 기준 1162만명으로 지난해보다 100만명 가량 늘었다. 또 은행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상품 가입 비율도 60%에 육박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보다 내년 경기전망이 더욱 불투명한 만큼 이 행장의 과제도 산적하다. 우선 최근 은행권을 휩쓸고 있는 홍콩 H지수 ELS 관련해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현재 금융당국도 은행권에서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은행 판매액이 가장 큰 만큼 적극적으로 분쟁 우려를 해소해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또 인니 부코핀은행의 정상화에 속도를 내, 은행의 글로벌 수익 비중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 국민은행은 경쟁사와 비교해 글로벌 부문에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 행장도 글로벌 부문을 은행의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만큼, 해외 네트워크의 수익성을 강화해야 미래성장 기반을 다져갈 수 있다.

아울러 반복되고 있는 금융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내부통제 강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 국민은행은 올해 임직원 횡령사고 뿐만 아니라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부당이득 획득 등 금융사고도 여러차례 발생했다. 고객 신뢰 제고를 위해서라도 강도 높은 내부통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재근 행장은 연임에 성공하면서 KB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로 존재감을 키워나가고 있다"면서 "경영 연속성 차원에서 재신임받은 만큼, 효율적인 상생금융 방안 마련을 통한 금융당국과의 원만한 관계 조성과 본원 경쟁력 제고, ELS사태 수습 등 현안을 잘 해결하면 이 행장의 그룹 내 입지는 더욱 탄탄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은국 기자
정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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