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돈봉투’ 스폰서 사업가 “송영길이 고맙다고 했다”

송영길 캠프에 자금 지원한 사업가 김모씨 증인신문
김씨 "박용수, 송 전 대표 정식라인이라고 생각했다"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대구 수성구 만촌동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자신의 저서 '송영길의 선전포고' 북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경선캠프 측에 자금을 전달한 이른바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가 송 전 대표로부터 직접 감사인사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김미경·허경무 부장판사)는 정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의 속행 재판을 열고, 사업가 김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사업가 김씨는 2021년 민주당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에게 전달된 돈 봉투를 조성하는데 쓰인 현금을 마련해 송 전 대표의 전직 보좌관 박용수씨에게 전달한 당사자다.

이날 김씨는 "2021년 6월 캠프 해단식 마지막 날 아침 식사 자리에서 송 전 대표가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검찰이 "고맙다는 인사가 박 전 보좌관에게 5000만원을 건넨 걸 두고 한 말이라고 생각했냐"고 묻자 김씨는 "당시 경선 선거자금으로 5000만원을 박용수에게 건넨 것 외에는 2021년 경선캠프에 기여나 역할을 한 것이 전혀 없어 당연히 그렇게 인식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현금을 강 전 감사나 이 전 사무부총장이 아닌 박 전 보좌관에게 건넨 이유가 뭐냐"는 검찰의 질문에는 "박용수는 국회에서 임명한 보좌관으로서 (송 전 대표의) 정확한 정식 라인이라고 판단했다"며 "정식 라인인 박용수에게 현금을 건네면 그 사실이 송영길에게 제대로 보고돼 송영길의 의사와 이익에 맞게 정상적으로 쓰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박 전 보좌관이 2021년 4월 송 전 대표의 전당대회 당선을 목적으로 사업가 김씨로부터 5000만원을 받은 뒤 이 돈과 캠프 내 부외자금을 합쳐 총 6000만원을 마련해 이 전 사무부총장을 거쳐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앞서 박 전 보좌관 측은 김씨에게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한 바 있으나 이 전 사무부총장을 통해 윤 의원에게 전달한 것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