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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안은진이 MBC 드라마 '연인'을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초반에 미스캐스팅이라는 혹평이 나올 만큼 시청자들은 낯선 안은진의 얼굴에 쉽게 적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극이 진행될수록 안은진이 연기하는 길채에 빠져들었다. 혹평을 성장으로 바꾼 안은진의 힘이었다.
'연인'은 병자호란을 겪으며 엇갈리는 연인들의 사랑과 백성들의 생명력을 다룬 드라마다. 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대의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 회는 12.9%의 자체 최고 성적으로 종영을 거두었다.
"1년 가까이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촬영을 했는데 다친 사람 없이 건강히 마무리 했어요.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끝낼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한 시간이었죠. 현대에선 쉽게 이뤄질 수 없는 절절한 사랑을 그렸다는 게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안은진은 대본의 힘, 그리고 유길채라는 캐릭터에 빠져 들어 '연인'을 선택했다. 당시엔 보기 힘들었던 주체적인 여성상이라는 점이 안은진의 마음을 흔들었다. 사대부 가문의 철부지였던 길채는 전쟁을 겪고 포로가 되는 치욕 속에서도 생명력을 잃지 않는다. '연인'은 길채의 성장기를 그려간 작품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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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과 상대 배우인 남궁민의 힘도 컸다. 특히 김성용 감독과 남궁민은 전작인 '검은태양'에서 호흡을 맞췄던 사이였기 때문에 이번 작품에서도 더욱 좋은 시너지를 냈다.
"김 감독님과 남궁민 선배는 초반부터 어떤 이야기를 해도 잘 통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더욱 편했고요. 또 미술이나 의상 등에서 고증이 너무 잘 돼 있어 현장만 가도 압도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남궁민 선배는 굉장히 똑똑하고 디테일한 배우에요. 제가 흔들릴 때마다 명확한 해답을 줘서 너무나 든든했어요. 또 작품 내내 기복 없이 섬세한 에너지를 내요. 많이 배운 좋은 파트너죠."
어려운 작품을 해냈기에 안은진도 기대가 컸다. 안은진은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이 '연인도 했는데 못할 게 있을까' 라는 말을 장난처럼 하곤 했다. 작품을 하면서 많이 단단해졌다. 그만큼 쉬운 장면이 없었기도 했다. 그래서 내가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올해 JTBC '나쁜 엄마'와 '연인'으로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안은진은 의미가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저는 다이어리를 열심히 쓰는데 되돌아보니 올해 촬영을 정말 많이 했더라고요. 연말까지 휴식을 가지면서 다이어리를 정리할 생각이에요. 그럼 그때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을 조금 알 것 같아요. 작품이 잘 되고 사랑받는 것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자신감을 얻은 한 해에요. 내년에는 이 자신감을 가지고 연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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