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먹자골목을 찾은 시민들이 새롭게 조성된 먹자골목타운에서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정재훈 기자
지난 5일 저녁 식사시간이 한참인 오후 6시께 새롭게 조성된 서울 '마장먹자골목타운'은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구 마장동 먹자골목이 마장축산물시장에서 도보 3분거리의 안심상가로 이전했기 때문이다. 약 35년 간 세월이 흐른 마장동 먹자골목의 역사는 이제 볼 수 없지만, 이른바 '뉴(New) 마장동 먹자골목'은 가족, 연인, 회사 동료와 함께 방문하기 좋은 곳으로 재탄생 했다.
성동구는 서울시 소유의 도시재생 거점시설인 마장청계플랫폼 525를 매입해 지난 11월 1일 마장먹자골목타운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마장먹자골목타운의 가게들은 이전 먹자골목에서의 모습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단장했다. 상인들은 쾌적한 공간에 자신의 개성이 담긴 아이템으로 가게를 꾸몄다. 또 그간 방문했던 손님들의 연령층도 다양해졌다. 친구들과 방문한 이하늘씨(32)는 "친구들이랑 연말에 뭐먹을까 고민하던 중 이곳이 SNS에서 뜬 걸 보고 오게 됐다. 주차 공간도 넓어 차량 걱정 없이 와서 너무 좋다"고 말했다.
마장동 먹자골목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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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먹자골목을 찾은 시민들이 새롭게 조성된 먹자골목타운에서 한우를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마장동 먹자골목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마장동에 있던 소 도축장 일대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하지만 문제는 이전한 건물들이 무허가 건물에 샌드위치 패널로 구성된 가건물이었다는 점이다. 샌드위치 패널은 화재에 매우 취약하다. 그간 구는 이러한 문제를 지속 제기해 왔고, 이전은 먹자골목 상인들의 생존권과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어 난제였다.
별 탈 없이 운영되는 것처럼 보였던 마장동 먹자골목은 지난해 3월 갑작스러운 화재 이후 상황이 바뀌었다. 화재는 골목 중간에 자리잡은 점포의 외부 전기시설에서 누전이 발생하며 33곳 중 11곳의 점포를 태웠다. 그간 인근 지역 주민들도 먹자골목 일대 시설 노후와 안전문제로 무허가업소 정비 요구를 지속했으며, 그때마다 먹자골목 상인들은 이주 과정의 정당성과 생존권을 주장하며 맞서왔지만 화재 이후 지역에서 상생의 길을 선택했다.
구 관계자는 "상인들이 쫓겨져 나온다는 생각이 있으시고, 법에 대한 불신들이 있으시다 보니 구청에서도 뭘 해드린다 이런 것에 대해 처음에 적대감이 있으셨다"며 "여기까지 상인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하고, 우리의 입장도 지속 이야기 해오다 보니 이제는 서로 신뢰관계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마장동 먹자골목 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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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서울 성동구 마장동 먹자골목을 찾은 시민들이 새롭게 조성된 먹자골목타운에서 한우를 즐기고 있다. /정재훈 기자
구는 이번 안심상가 12곳 조성 외에도 전체 먹자골목의 상인들을 수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구는 인근에 추가 대체 상가를 물색했으나 이 또한 마땅치 않아 마장먹자골목타운 내 안심상가를 확충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예산은 마장동 먹자골목 상인 이전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는 서울시가 특별조정교부금 25억 원을 지원해 확보했다.
이번 특별조정교부금 확보에 따라 구는 하루라도 빨리 남은 상가들이 이전하고 먹자골목 정비가 완료될 수 있도록 마장청계점 확충 공사를 본격 시작한다.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되는 이달 말에는 최소 10곳의 상가가 확보된다.
정원오 구청장은 "마장먹자골목타운은 40년 전통의 마장동 먹자골목을 잇는 성동구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며 "기존 먹자골목의 정비와 함께 마장먹자골목타운 입주 상가가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마장동 먹자골목 화재 1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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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서울 성동구 마장동 먹자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재훈 기자 hoon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