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비용 약 2000억원…英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 적용 첫 CFC
두번째 CFC는 수도권 지역…2032년까지 매출 5조원 달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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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이 부산에 고객풀필먼트센터(CFC)를 착공하며 2032년까지 온라인 식료품 매출 5조원 달성의 첫발을 뗐다. 지난해 11월 영국 리테일기업 '오카도(Ocado)'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은 지 1년 만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해 오카도와의 파트너십 체결식은 물론 부산 CFC 기공식까지 참석하며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만큼 최첨단 물류센터 건립은 롯데 유통의 미래가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일 롯데쇼핑은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김상현 롯데쇼핑 부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팀 스테인 영국 오카도 최고경영자(CEO)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산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서 부산 CFC 기공식을 열었다.
부산 CFC는 오카도의 통합 솔루션인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OPS)이 적용된 롯데쇼핑의 첫 번째 물류센터다. 연면적 약 4만2000㎡(약 1만2500평) 규모로, 상품 집적 효율성을 높여 기존 온라인 물류센터보다 상품 구색을 2배가량 많은 4만5000여종으로 늘렸다. 배송 처리량 역시 약 2배 늘어난 하루 3만여건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투자비용만 약 2000억원이다.
롯데쇼핑은 부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1조원을 투자해 전국에 6개의 CFC를 건립할 계획이다. 두 번째 CFC는 수도권 지역으로 정했다.
이날 기공식에 참석한 신동빈 회장은 축사에서 "롯데가 오카도와 손잡고 선보일 CFC는 국내 유통업계에 혁신을 일으킬 자동화 물류센터"라면서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에 6개 CFC를 구축해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온라인 그로서리 플랫폼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신 회장은 "롯데와 각별한 인연이 있는 부산에서 '뉴 e-그로서리' 사업의 첫걸음을 내딛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이번 기회로 부산과의 인연을 더욱 견고하게 다져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신 회장이 정기임원인사를 하루 앞두고 부산 출장까지 마다하지 않고 부산 CFC 기공식을 챙기는 이유는 롯데가 온라인 사업에서 유독 맥을 못추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2020년 4월 7개의 유통 계열사의 쇼핑몰을 통합한 온라인 플랫폼 '롯데온'을 야심하게 선보였지만 3~4년이 흐른 현재도 여전히 시장지배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국내 온라인쇼핑 시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온의 국내 이커머스 시장 점유율은 4.9%로, 1위 쿠팡(24.5%)은 고사하고 11번가(7%)의 점유율에도 미치지 못하고 6위에 랭크돼 있다. 최근에는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 인터파크쇼핑까지 연합해 순위가 더 밀린다. 정통의 유통강자인 롯데로서는 자존심에 상처가 날 수밖에 없는 결과다.
오카도와의 협업은 롯데의 승부수인 셈이다. 온라인 사업에 있어 중요한 물류의 효율화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잡겠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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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쇼핑은 부산 CFC가 완성되면 하루 최대 33차례 배차를 통해 부산과 창원, 김해 등 경남지역 230만여 세대 고객이 신선 상품 등을 원하는 시간에 지연 없이 정확하게 배송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부산 CFC 운영과 배송 인력으로 2000개 이상 안정적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 소상공인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통한 동반성장 효과도 예상하고 있다.
부산 CFC는 2025년 하반기 완공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