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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스카이뉴스는 5일(현지시간) 개최 도시인 브리즈번의 아드리안 슈리너 시장이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주 정부가 완전히 길을 잃었다"고 비판하면서 현재 추진 중인 올림픽 관련 시설 개발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올림픽위원회에서도 탈퇴했다고 보도했다. 야당인 자유당 소속 슈리너 시장은 주 정부가 대규모 시설 투자를 단독으로 결정하면서, 브리즈번 시민에게 과도한 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해 왔다.
특히 슈리너 시장은 올림픽 유치 신청 당시 주 정부가 기존 경기 시설을 다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이 거의 들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던 점을 문제삼았다. 당시 주 정부는 야구경기장 건설은 기존 크리켓 시설에 페인트만 새로 칠할 정도의 비용만 들어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최근 브리즈번시에 수백억 원의 비용 분담을 요구했다.
야당뿐만 아니라 집권 여당 지도자도 올림픽 개최를 포기하고 생활비 압박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돕는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나섰다. 캐머런 밀너 노동당 의원은 정부가 올림픽을 위한 기반시설에 현금을 쏟아붓는 것을 보는 데 진절머리가 난다면서 올림픽 투자를 '허영심에 뒤덮인 방만한 투자'라고 비판했다.
올림픽 개최를 포기하라는 압력이 터져 나온 것은 최근 2026년 영연방 경기대회 개최를 포기한 빅토리아주의 사례와 무관치 않다. 빅토리아주는 개최 포기 이유로 영연방 대회 개최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한화로 4조원가량 급증한 점을 꼽았다. 늘어나는 비용이 그대로 부채로 누적되면 가뜩이나 좋지 않은 주 정부 재정에 심각한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리즈번 올림픽도 비용 증가에 몸살을 앓고 있다. 2032년 올림픽 개최 도시 선정 당시 주 정부는 대회 준비에 약 4조원이 필요하지만, 예상되는 수입 규모가 3조원가량 될 것이라면서 주민들의 세금은 한 푼도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선전했었다. 하지만 지난 2월 퀸즐랜드주 정부는 새로운 경기장을 건설하고 기존 경기장을 보수하는 데 한화 약 6조원을 지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브리즈번 올림픽위원회는 브리즈번 시의회가 올림픽 지원을 철회하면 성공적인 개최가 힘들어질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브리즈번시는 비용 절감을 위한 독립위원회 설치를 요구하면서 올림픽 지원에 난색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