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래미안 원베일리, 입주민 한정 결혼정보회 꾸려져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봐야…과다 노출은 삼갈 필요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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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업체 골든트리개발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들어서는 '포도 프라이빗 레지던스 서울-인테리어 바이 펜디 까사 언베일링 엑셀런스' 하이엔드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분양가는 최소 200억원 이상에 달한다.
하지만 입주 자격을 얻기 위해선 인테리어·가구 브랜드 펜디 까사의 직업군 및 자산 등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부동산 수요자들의 반감을 사고 있다. 다만 30가구 미만 아파트로 지어져 주택법 적용을 받지 않는 만큼, 자체 기준을 통한 입주자 모집 과정에 위법성은 없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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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일부 부동산 수요자들은 "이렇게까지 해서 결혼 상대를 찾아야 하나", "관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다면 단지 안에서 마주치기 부담될 것 같다", "거주 평수에 따라 등급도 나뉘나" 등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끼리끼리 만나는 게 오히려 낫다", "요즘 같은 저출산 시대에 어떻게든 만나기만 하면 장땡"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사례로 보면서도 과도한 대외 노출은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부동산 자산 수준에 따른 계급 형성은 이른바 '그들만의 리그'라는 하나의 사회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일부러 과다하게 외부에 이를 노출시켜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일부 초호화 주거 단지가 상품 홍보를 위해 '노이즈 마케팅'을 시도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6월에는 서초구의 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의 시행사가 입주자 모집을 위한 광고에 "언제나 평등하지 않은 세상을 꿈꾸는 당신에게 바칩니다"라는 문구를 활용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에 해당 시행사는 광고 문구를 삭제하고 누리집에 사과문을 게재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