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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선거제 개편 결실 못 봐 아쉬워… 22대서 성과 내길”

김진표 “선거제 개편 결실 못 봐 아쉬워… 22대서 성과 내길”

기사승인 2024. 05. 22.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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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리당략 아닌 국민 눈높이에서 상생정치·의회주의 이뤄지길”
“국회의원 득표 95%는 일반 국민… 당원·정당 이전에 가장 중요한 건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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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21대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편 논의가 결실을 보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22대 국회에서 성과가 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2022년 7월 4일, 국회의장으로 선출된 이후 공직 50년의 모든 경험과 역량, 정성을 다해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국회'를 만들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개헌과 선거제도 등 개혁 과제에 국회의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음에도 결실을 보지 못한 아쉬움은 크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국민 통합과 협치의 정신, 정치개혁의 성취를 제대로 이어가지 못한 정치 현실에 안타깝고 송구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매 국회마다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과 정치양극화 완화를 위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실천하지 못했고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오히려 그 사이에 분열적인 진영정치와 승자독식 선거제도의 폐해는 더욱 심화되었다"면서 "다음 국회에서는 부디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에 성과를 내고 정치에서부터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꽃 피워주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제가 취임하면서 대화와 타협이 꽃피는 국회를 만들겠다고 희망찬 소회를 말씀드렸지만, 돌아보면 진영 정치·팬덤 정치의 폐해가 더욱 커지고 있다. 저는 이 근본 원인이 승자독식의 소선거구제와 대통령 5년 단임제가 혼합된 제도에 기인한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래서 최초로 이 문제로 국회 전원위원회를 개최했고, 공론화조사도 했고, 국회의원들을 대상으로 깊이있는 인터넷 여론조사도 했고, 이를 언론에 공표하며 선거제 개편의 필요성과 개편 방향에 대한 공론화를 하는 데에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물가로는 끌고 갔지만 결국 물을 먹이지 못해서, 결국 빈손으로 남게 된 점에서 국민께 송구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소선거구제의 폐해를 지적, 개원을 앞둔 22대 국회에 당부하고 싶은 것으로 중·대선거구제로의 '선거제 개편'을 꼽았다.

김 의장은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협치인데, 협치를 제도화 할 수 있는 길 없이는 협치가 힘들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한 표 (차이로라도) 이기면 모든 것을 다 받고 아니면 다 잃는 꼴이다. 소선거구제에서는 전체 유효투표의 40~50%는 늘 사표가 된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선거제 개편이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선출이고 제대로 국민 의사가 반영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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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표 국회의장이 22일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이병화 기자
김 의장은 또 새 국회가 당리당략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서 서로 상생하는 정치를 함으로써 진정한 의회주의를 이뤘으면 좋겠다는 희망도 내비쳤다.

그는 "지난 경험을 통해 정치는 시기마다, 사안마다 선택을 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면 어떤 원칙과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가, 유불리가 아니라 옳고 그름을 따진다면 그 선택이 최선이고 후회가 없다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면서 "새로운 국회에서는 당리당략과 유불리의 오류에 빠지지 않고 오직 국민의 눈높이에서 상생의 정치, 대화와 타협의 국회, 진정한 의회주의가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출신 정당인 민주당에서 당의 입장을 반영하는 행보를 보이지 않는 점을 비난하는 상황과 관련해 "현재 국회법의 기본 틀을 만든 것이 저와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함께 원내대표를 했던 시절이다. 그걸(국회법을) 만들고 구성했는데, 헌법 전문에 담긴 전체적인 흐름은 '모든 문제는 여와 야가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가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국회의장은 대화와 타협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그래서 의장에게 당적을 버리고 일하라고 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의장으로서 욕 먹는 일을 두려워하면 안 되겠다. 저로서는 50년 공직, 20년 정치 생활을 마무리하는데 무엇이 두렵겠나"라며 "욕 먹는 일을 두려워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왔고, 결국 시간이 흐르면서 저를 욕했던 양당도 저의 진정성을 이해하고 느끼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장은 아울러 민주당에서 당원의 권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에 대해서는 지난 21일 제22대 국회의원 초선 당선인 연찬회에서 거대 양당의 강성 지지층이 진영의 주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인사들을 공격하는 상황에 대해 비판한 일을 거론했다.

그는 "초선 후배들에게 의회 정치의 본질에 관해서 말씀드리고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팬덤이 한 명의 국회의원 당선에 기여한 것은 0.1%미만이다. 당원 득표율은 대개 국회의원 당선되는 데 한 5%밖에 기여하는게 없다"면서 "국회의원이 얻은 표 중 나머지 95%는 당원도 아닌, 팬덤도 아닌 일반 국민들의 표로, 그들의 지지를 받아서 당선된 것 아니겠나"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면 그 역할을 잘 수행해야 한다. 당원 이전에, 자기를 공천해 준 정당에 대한 충성 이전에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이라며 "왜 국회의원을 보고 헌법기관이라고 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김 의장은 특히 최근 정치 팬덤의 행태에 대해 "건강한 팬덤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지금의 극단적인 팬덤은 상대를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배제하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훼손하는 방향이라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세계 여러 나라의 (정치에) 직접민주주의 요소가 많이 가미되지만, 어느 나라도 대의민주주의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대의민주주의가 이제까지 선진국들이 정치를 경험하면서 그래도 가장 바람직한 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 아니겠나"라며 "대의민주주의의 근본을 지켜내기 위한 노력은 (국회의원) 한 분 한 분이 해야 하고, 한 분 한 분이 헌법기관으로 작용하게 여건을 만드는 게 국회의장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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