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1] 롯데면세점 B2B플랫폼 KATZ-horz | 0 |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회복속도가 더뎌지면서 면세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인 부진한 가운데, 롯데면세점이 새로운 신사업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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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본격 재개되면서 희망이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여행객들의 지갑마저 닫혔다. 여기에 쇼핑보단 맛집과 관광, 체험 등을 중시하는 개별여행객(FIT)을 중심으로 여행 패턴이 변화하면서 국내 면세사업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면세사업만 바라봐서는 이제 생존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때 세계 면세점 순위 1위를 바라봤던 롯데면세점은 2019년 2위에서 현재 4위까지 순위가 밀렸다.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롯데면세점이 B2B 플랫폼과 사후면세점(TAX FREE) 확대 등 신사업을 추진하며 자구책을 찾기에 나섰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의 올 상반기 매출은 1조6484억원으로 전년 대비 9.6% 증가했지만 463억원 적자를 냈다. 면세업계 전반적으로도 상황이 좋지 않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7월까지 누적 국내 면세점 매출은 약 8조40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61.5%, 구매객수는 56.9%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 규모는 2019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지만 면세업계는 여전히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롯데면세점이 B2B 플랫폼과 팝업스토어, 사후면세 확대 등에 힘을 쏟으며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CDFG도 세계면세점 순위에서 지난해 2위로 한계단 내려갈 정도로 면세사업만 영위하고 있는 면세업체의 상황이 좋지 않다"면서 "유통그룹에서 면세사업을 이끌고 있는 롯데면세점으로서는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지만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부진 만회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먼저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K패션 브랜드와 글로벌 바이어들을 연결하는 B2B 플랫폼 'KATZ(카츠)'를 정식 오픈하고 일본 도쿄긴자점에 오프라인 쇼룸도 열었다. '카츠'는 최신 K패션 트렌드와 상품을 전세계 바이어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롯데면세점이 론칭한 B2B 플랫폼으로 브랜디, 하이버 등을 운영하는 커머스 기업 '뉴넥스'가 공동으로 기획했다.
롯데면세점이 상품 소싱과 글로벌 네트워크 개척을 담당하고 뉴넥스가 패션사업 인프라 및 풀필먼트 조성을 맡았다. 양사는 업무 시너지를 창출해 한국의 라이징 패션 브랜드를 발굴하고 이를 전 세계 바이어에게 합리적인 가격에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롯데면세점은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관광지인 서울 명동 한복판에 '나우인명동'을 오픈하고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해 팝업스토어를 지속해서 선보이고 있다. 벨리곰, 잔망루피, 스누피 등 글로벌 인기 캐릭터의 팝업매장에 이어 최근에는 롯데칠성음료와 협업해 '처음처럼×크러시 소맥포차' 팝업매장을 운영 중이다. 매장 1층에는 '소맥바'로, 2층에는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브랜드를 기반으로 제작한 다양한 굿즈를 준비했다. 롯데면세점에 따르면 일평균 1500명이 방문할 정도로 MZ세대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럭셔리 트렌드 전문매체 징데일리가 중국인의 면세쇼핑이 한국에서 일본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분석에 기반해 롯데면세점이 일본 도쿄에 운영 중인 시내면세점 도쿄긴자점도 리뉴얼하고 있다. 기존 부티크와 시계 등 중고가 브랜드로 구성된 '사전면세점(Duty Free)' 면적을 축소하고 한·중·일 고객이 선호하는 캐릭터 완구와 액세서리 등으로 구성한 '사후면세점' 구역으로 꾸민다는 계획이다. 지난 7월 '긴자 프렌즈' 캐릭터숍을 시작으로 오는 4분기까지 전 매장을 재단장하고 그랜드 오픈할 예정이다.
사후면세는 면세가에 물건을 구입 후 출국장에서 물건을 받는 사전면세와 달리 물건 구입 후 세금을 환급받는 것으로, 일본 시내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사후면세를 적용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내면세점처럼 사전면세로 운영했던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을 여행객의 수요에 맞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근본적으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국내 면세사업이 다시 '황금기'를 맞기는 힘들어 보인다"면서 "경기침체가 장기화될수록 이러한 시도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