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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세계의 현실은 가정의 근간을 무너트리려는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 있다. "아이 하나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옛 격언은 이제 "아이 하나를 지키려면 온 세계를 살펴야 한다"고 고쳐야 할 지경이다. 왜냐하면 전방위로 온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선진문명권' 구미(歐美)에서 풍미하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LGBTQ+운동, DEI(다양성, 평등성, 포용성) 등의 정책들이 단순한 인권 신장을 넘어, 가정과 가족 제도를 해체하려는 '성 해방' 이념에 그 뿌리를 박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교육 현장이 심각하다. 학교는 청소년들에게 성별은 타고난 생물학적 본성이 아니라 선택 가능한 후천적 정체성이라고 가르친다. 심지어 초등학생에게까지 성전환 가능성을 주입하는 교육이 이루어진다. 이것이 과연 아이들을 올바로 위하는 일인가. 아이 하나를 올바로 키우는 데 온 세계를 살펴야 할 이유를 알만하다.
이런 참담한 사태의 맨 앞자리에서 미국이 첨병 역할을 했다. 바이든 정부는 백악관과 각국의 미국 대사관에 성조기와 함께 동성애 성 소수자 상징인 무지개 깃발을 내걸었다. 학교와 공공기관은 '성 소수자 인권'이란 이름으로 인간의 창조본성을 부정하는 교육을 밀어붙였다. 거리마다 보란 듯이 무지개 깃발을 앞세운 퀴어 퍼레이드가 열리며, 전통적 도덕과 가족 윤리를 조롱하는 광경이 시도 때도 없이 펼쳐졌다. 기독교 문명권에서는 무지개는 본래 인류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와 언약을 나타내는 거룩한 징표였다.(창세기9:13) 그 신성한 표징이 이제 인간 스스로 창조주가 되려는 오만과 기독교 문명을 조롱하는 신성모독의 깃발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러한 흐름의 배후에는 문화적 마르크스주의가 깔려있다. 마르크스의 공산혁명을 현실화하려는 프랑크푸르트학파의 일원인 허버트 마르쿠제(1898~1979)는, 마르크스의 공산주의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을 융합시켜 '성 해방을 통한 가족파괴'가 사회 구조 변혁의 전제조건임을 주장했다. 그가 1955년에 펴낸 '에로스와 문명'이 그 동력이 된다. 선진자본주의 체제와 그 풍요에 길들여진 노동자들은 계급투쟁의식이 약화되어 '폭력혁명'은 불가하다. 그 대안이 바로 인류사회구성 제1 기본 세포인 '전통적 가족'을 붕괴시킴으로써 사회구조변혁이 가능하다고 선동하는 것이다. 인류 멸절도 마다하지 않는 악성 반(反)문명바이러스다.
1968 프랑스 신좌파 학생저항 혁명운동과 1969 미국 우드스톡의 마약과 성 일탈 난장판 40만 히피 축제의 이념적 배후는 바로 마르크스주의자 마르쿠제의 '성 해방운동을 통한 가족파괴' 주장이었다. 이렇게 씨를 뿌린 '성 해방 가족파괴 사상'은 시간이 지나면서 유럽과 미국 사회의 심장부까지 깊숙이 침투했다. 오늘날 가족, 부부, 부모-자녀 관계를 상대화하고 해체하려는 운동은 마르쿠제의 이 문화적 마르크스주의를 추종하는 자들로 더욱 득세하게 되었다. 특히 미국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재임:2009~2017)은 백악관을 무지개 빛으로 물들이며 동성결혼 합법화를 상징적으로 선언했다. 그는 2010년, 군 복무 중 성적지향을 밝히는 것을 폐지하고, 동성애자와 양성애자들이 공개적으로 군 복무를 하게 했다. 2012년,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동성 결혼을 공개 지지했고 연방대법원에 동성결혼지지 의견서를 제출했다. 오바마와 찰떡 호흡을 맞춘 한국 출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재임: 2007~2016년)의 역할도 크게 두드러진다. 반기문은 국제사회에서 LGBTQ+ 인권 보호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촉진한 최초의 유엔사무총장이다. "나는 유엔사무총장으로서 LGBT 인권을 지지하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침묵은 공범입니다. 우리는 목소리를 내야 합니다"며 열정적인 동성애 보호론자 역할을 자임했다. 트럼프 1기를 거치고 집권한 조 바이든(재임: 2021년 1월 20일~2025년 1월 20일)은 취임 직후 성 정체성 선택과 관련한 행정명령을 통해, 성 해체 이데올로기를 국가 정책 차원으로 끌어 올렸다. 2022년, 동성 및 인종 간 결혼을 연방 차원에서 보호하는 법안에 서명하고, 모든 주에서 이러한 결혼을 인정하게 했다. 트럼프 1기 정부가 반대한 트랜스젠더들의 군 복무를 할 수 있게 변경하고, 여성 스포츠에도 트랜스젠더들을 출전하게 했다. 백악관 주요 요직이나 장관직에도 성 소수자들이 자랑스럽게 임용되었다. 가히 DEI가 평정한 세상이 된 것이다. 오바마, 반기문, 바이든과 같은 인간들이 조장한 'LGBTQ+반문명'은 드디어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24 파리 하계 올림픽 개막식에 그대로 반영되어 큰 파문이 일어났다.
미국의 민주당이 주도하던 음란한 가정파괴 세태와 퇴폐풍조는 마침내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를 가져오게 했다. 물극필반(物極必反)이다. 트럼프는 대통령 취임 직후 "남자와 여자 외의 다른 성은 없다"고 분명히 천명했다. 이는 단순한 정치적 선언이 아니다. 성 해방을 통한 가족해체를 도모해 온 마르쿠제류의 문화적 마르크스주의를 정확하게 짚어낸 기독교 중심의 미국 건국정신의 부활을 선포한 것이다. 일론 머스크도 2022년 18세 된 아들의 여성전환 사건을 계기로, 진보 민주당 성향에서 보수 공화당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다. 내 아들은 '깨시민 정신 바이러스(woke mind virus)'에 감염되어 "죽었다"고 표현하며 트랜스젠더를 완강하게 거부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머스크는 LGBTQ+이데올로기에 대해 강력히 비판하며, 이로 인한 현대문명의 퇴폐를 통렬히 고발한다. 머스크의 외침과 고발은 이에 공명하는 모든 부모세대들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다.
성경 창세기(1~3장) 기록대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빚어진 일남일녀가 성장한 후 부부로 한 몸 되어 자녀를 창조하는 가정을 이루며 만물을 주관하라는 신의 3대 축복을 그대로 향수(享受)하려면 '선악과를 따먹지 않는 인간 책임분담'이 있었다. 가정의 달, 가족을 파괴하려는 '간교한 뱀'의 입질이 어느 곳에서 날름거리는지 자녀들 교육 현장부터 살피고 또 살펴야 한다. 이것이 이 시대 부모들에게 신이 내린 선악과를 따먹지 말아야 할 책임분담일 것이다. 우리 미래세대들의 순결과 가정을 전방위로 공격하는 음란 퇴폐문화와 그 이데올로기를 뿌리째 밝히고 뽑아내는 일 말이다. 이 일이야말로 국방·교육·근로·납세의 4대 헌법 의무를 지탱하는 '사람의 근본' 의무다. 국민 됨의 근본 의무다.
가정의 달 오월에 때마침 10일은 '유권자의 날'이기도 하다. 부정선거 시비와 가족채용 비리로 유권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린 중앙선관위가 유권자의 날을 기념하는 행사를 기획한다나? 한국의 6·3대선에 성 해방 가족파괴 세력들이 좀비처럼 기어들어 오는 일은 없기를 경계한다. 오바마, 바이든, 트럼프 미 대통령에서 보듯이 '성 해방 가족해체' 대 '성도덕과 가정의 가치 보호' 대결도 정치에서 결판난다. 천륜과 인륜의 근본 문제까지 부정선거나 막장 정치로 결론 난다면 만인의 억장이 터져 활화산이 될 것 같아 하는 말이다. 6·3대선은 천륜과 인륜을 수호해야 할 선거다. 누가 진짜고 누가 가짠지는 이미 다 드러났다. 우리 아이들에게는 진짜만 필요하다.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손대오 전 세계일보 편집인 주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