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가 위탁기관과 함께 내놓은 AI콘텐츠 공모전 홍보물에 인터넷 게임을 '4대 중독' 물질로 명시했다 논란이 일자 삭제 후 수정했다.
성남시중독관리통합지원센터(이하 센터)는 이달 초 홈페이지에 'AI(인공지능)를 활용한 중독예방콘텐츠제작 공모전' 관련 홍보물을 게재했다. 이 중 공모전 주제 중 하나인 '중독 예방'에 대해 설명하며 4대 중독 물질을 '알코올, 약물, 도박, 인터넷 게임'이라고 명시한 부분이 문제가 됐다.
특히 '한국 게임산업의 메카'로 불리는 성남시에서 게임을 '중독 물질'로 표현했다는 것에 비난 여론이 거셌다. 성남 판교역 일대에는 카카오게임즈,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등 국내 대형 게임사를 비롯한 관련 기업이 밀집해 있다.
게임업계는 즉각 반발했다. 카카오게임즈·카카오 대표를 지낸 남궁훈 게임인재단 공동 이사장은 16일 SNS에 "성남시가 게임을 4대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비판하며 재검토를 주장했다. 게임인재단에서도 "게임 자체가 유해한 요소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어 유감"이라고 입장문을 냈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황희두 민주당 게임특위 위원장은 16일 SNS에 "성남시 분당 판교는 국내 게임 매출 60%가 발생하는 지역이다. 게임을 중독으로 보는 건 과거 탄압의 재현"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부정적 여론이 이어지자 센터 측은 게시물을 삭제, 4대 중독 관련 내용 중 '인터넷 게임'이라는 단어를 '인터넷'으로 수정해 17일 새로운 공고문을 게시했다.
성남시 관계자는 “경기도가 배부한 보건복지부의 2025년 ‘정신건강사업안내’에 알코올, 마약류, 도박, 인터넷 게임을 중독 유형으로 명시하고 있어 이를 그대로 반영해 공모주제를 선정했다”면서 “다만 특정 용어를 두고 사실과 다른 해석이 제기돼 정확한 취지를 알리기 위해 표현을 수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남시가 인터넷 게임을 중독물질로 규정했다는 일부의 해석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