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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 ‘퇴직연금’·하나 ‘금융진단’…불붙은 은행권 마이데이터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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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5. 08. 05. 18:13

하나 ‘금융진단’, 국민 ‘퇴직연금 자산관리’…차별화 전략 본격화
신한·우리, 슈퍼앱 중심 마이데이터 고도화…모바일 서비스 집중
"마이데이터 활용, 장기적으로 고객 확보와 마케팅 효율화에 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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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금융권에 흩어진 보유 자산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 2.0 서비스 본격화가 50여일이 지난 가운데, 은행권의 서비스 개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생애 주기별 맞춤 상품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KB국민은행은 퇴직연금과의 결합을 통한 경쟁력 제고 계획을 세웠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슈퍼앱 중심의 마이데이터 고도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데이터를 판매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구축하는 데이터 산업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말 30조원을 넘어섰다. 오는 2029년에는 시장 규모가 52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마이데이터 2.0의 도입으로 금융사의 정보 활용 범위가 크게 확대됐고, 대면 영업 허용 및 동의 절차 간소화 등 유연한 규제가 적용되면서 은행들은 다양한 사업 확장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대출 규제로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각 은행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고 고객 유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날 '하나 합 마이금융진단'을 출시했다. 기존에 연결된 마이데이터 정보와 간단한 설문을 바탕으로 고객의 자산·부채 비중과 현금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다. 고객이 선택한 생애 주기 유형에 맞춰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를 추천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의 마이데이터 브랜드 '하나 합'을 통해 하나은행만의 차별화된 디지털 자산관리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오는 9월부터 대면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청소년 전용 서비스 개발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내년 2월에는 부동산 자산관리 서비스도 선보인다. 공공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구상이다.

KB국민은행은 퇴직연금과 연계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내달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퇴직연금 포트폴리오 자산관리'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으로, 고객의 자산을 분석해 목적에 맞는 퇴직연금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하는 방식이다.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 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마이데이터를 활용해 시장 내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지난 5월부터 API 인프라 전환 사업을 추진하며 플랫폼 고도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슈퍼앱 중심의 마이데이터 강화 전략을 추진한다. 신한은행은 6월 마이데이터 도입에 맞춰 신한SOL뱅크 내 관련 서비스들의 UI와 UX를 개편하고, 소비 패턴 및 맞춤형 금융 알림 서비스를 도입했다. 또 지난달에는 늘어난 고객 수요에 맞춰 서버, API, 오라클DB 등 인프라를 강화해 서비스 처리 역량을 한층 높였다. 우리은행은 인터넷뱅킹 채널의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지난 6월 말에 종료하고, 뉴WON뱅킹 중심의 서비스 재편을 통해 마이데이터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각 은행들은 이번 마이데이터 2.0 시행을 계기로 삼아 차별화된 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전망이다. 특히 영업점에서도 대면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의 가입과 활용이 가능해지면서 시니어 고객층의 유입이 기대되는 데다, 마이데이터 이용 가능 연령이 만 19세에서 만 14세 이상으로 확대됨에 따라 신규 고객층 유치를 통한 수익성 증대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은행의 시니어 자산관리나 PB 서비스, 투자 자문, 고객 상담 업무 등과의 시너지 효과도 주목된다.

최희재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데이터 활용이 각 금융사의 필수 전략으로 자리매김한 상황에서, 방대한 금융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사들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며 "현재까지 직접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고객 확보와 마케팅 효율화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향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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