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산업 전반 '특화 전환' 흐름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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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13일(현지시간) xAI가 챗봇 '그록'을 지원해온 데이터 주석팀을 대거 정리했다고 보도했다.
전체 인력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 팀은 원시 데이터를 분류하고 맥락화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해온 핵심 부서였다. 해고 통보와 동시에 시스템 접근은 차단됐고, 계약 종료 시점이나 오는 11월 30일까지 급여만 지급된다.
이번 구조조정은 회사가 '전략적 전환'을 선언하며 일반적 데이터 라벨링 업무를 축소하고, 법률·의학·금융 등 전문 영역에서 지식을 갖춘 '전문 AI 교사' 인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과 맞물려 있다. xAI는 전문 교사 팀을 단기간에 10배로 늘리고 관련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AI 모델이 단순 데이터 학습을 넘어 특정 분야에서 더 높은 신뢰성과 정밀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인력 재편은 단순한 전략 수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xAI 내부에서는 최근 몇 달 새 최고재무책임자(CFO)와 공동창업자, 법무 책임자를 포함해 핵심 경영진이 잇따라 회사를 떠났다. 창업 2년 만에 대규모 인력 감축과 고위직 이탈이 동시에 벌어지는 것은 회사가 내부적으로 방향성을 놓고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는 해석이 나온다.
머스크는 2023년 xAI를 세우며 기존 빅테크 기업들의 AI 개발을 견제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그가 내세운 '인간 중심의 AI' 비전이 시장 현실과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같은 변화는 xAI만의 움직임이 아니다. 최근 몇 년 사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빅테크 기업들도 대규모 데이터 라벨링 인력을 축소하거나 외주화하는 대신, 의료·법률·금융 등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적극 영입하고 있다. 오픈AI 역시 챗GPT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변호사·의사·엔지니어 등 특정 분야 전문가를 훈련 과정에 참여시키는 방식을 확대해왔다.
이처럼 AI 산업 전반이 '범용 모델에서 특화 모델'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면서 전문성을 강조하는 인력 구조 재편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