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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영공 넘나든 러시아 드론… 우연 아닌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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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경 기자

승인 : 2025. 09. 15. 13:59

폴란드·루마니아서 반복된 침범에 군사적 긴장 고조
NYT “회원국 직접 개입 첫 사례”…서방, 대응 수위 고민
화면 캡처 2025-09-15 133703
폴란드 영공에서 훈련중인 프랑스 공군 라팔기. /AFP 연합
러시아 드론이 최근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영공을 잇따라 넘나든 것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나토의 대응 수위를 가늠하려는 의도된 도발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서방에서는 이를 '인내심 테스트'에 비유하며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폴란드 외무장관은 1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전쟁을 시작하지 않으면서 우리를 시험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폴란드 영공을 침범한 드론들이 모두 폭발물을 탑재하지 않은 '껍데기'였다고 밝혔다.

앞서 10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향해 발사한 드론 415대 중 19대가 폴란드 국경을 넘어섰다. 이에 대응해 폴란드 공군은 F-16 전투기를, 네덜란드는 F-35 전투기를 출격시켰고 나토는 공동 작전으로 드론 3대를 격추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를 "회원국 영공 침범에 나토가 직접 개입한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항법 시스템 오류로 드론이 경로를 이탈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서방은 폭발물을 제거한 저가형 드론을 투입해 위험을 낮춘 채 반응을 살핀 것이라는 해석에 무게를 두고 있다. 마르친 보사츠키 폴란드 국무장관은 "이번 일이 단순 실수일 리 없다. 우리는 알고 있다"고 단언했다.

비슷한 상황은 루마니아에서도 이어졌다. 루마니아 국방부는 러시아제 '게란' 드론이 50분 동안 영공을 선회했다고 밝혔다. 루마니아 공군은 F-16 전투기를 긴급 출격시켜 감시했고,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는 "우연도, 실수도 아니다. 러시아는 전쟁을 확대하려 한다"며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러시아의 의도적 도발은 나토 방공망의 허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폴란드에서 격추된 드론은 합판과 스티로폼으로 만든 '게르베라' 미끼 드론으로 분석됐다. 수백만 달러 규모의 첨단 무기체계가 저가형 드론을 상대하는 기묘한 장면이 연출된 셈이다.
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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