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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킹 리스크 넘어 AI 수익화… 통신 3사, 내년 ‘사운’ 건 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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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진 기자

승인 : 2025. 12. 21. 18:04

SKT, 법조 출신 CEO 교체로 위기관리
내부 전분가 앞세운 KT, 신뢰회복 과제
LGU+, CEO 유지로 AI 실적 기여 개선
보안 체계 마련·신뢰 회복 성패에 따라
통신사, AI 성장동력 사업 수익화 좌우
법조 출신 정재헌 CEO를 전면에 세운 SK텔레콤, 30년 관록의 내부 통신 전문가 박윤영 대표 체제를 맞이한 KT, 1년째 사업구조 재편이 한창인 홍범식 대표의 LG유플러스가 내년 첨예한 해킹 이슈를 극복하고 AI 사업에서 수익을 내는 공통의 미션에 사운을 걸고 달려든다.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의 실적 흐름은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고 이후 온도차가 뚜렷해졌다. 직격탄을 맞은 SK텔레콤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동기대비 90.9% 급감한 484억원에 그쳤다.

LG유플러스도 34.3% 빠진 1617억원의 실적을 냈다. 반면 같은기간 KT는 전년대비 16% 늘어난 538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면서 반사이익을 봤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만큼 해킹 리스크 관리가 실적 향배에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목소리가 커진다.

◇3사 3색 CEO… 리더십 선택 배경은

SK텔레콤은 4년 만에 CEO를 교체했다. 정재헌 신임 CEO는 사법연수원 29기 출신으로 법원행정처 전산정보관리국장, 서울중앙지방법원 부장판사를 지낸 법조인 출신이다. 2020년 SK텔레콤 법무그룹장으로 합류한 뒤 CGO(최고거버넌스책임자) 등을 거치며 ESG·CR·PR과 그룹 거버넌스를 총괄해 왔다. 지난 4월 유심 해킹 사고 이후 SK텔레콤이 위기관리와 책임 구조를 중시한 인선을 택한 것이다. 정 CEO는 취임 직후 최근 열린 타운홀 미팅에서 스스로를 '변화관리 최고책임자'로 규정하며 품질·보안·안전을 경영의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KT는 최근 이사회와 이사후보추천위원회 절차를 거쳐 박윤영 전 기업부문장(사장)을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박 전 사장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정식 CEO로 선임될 예정이다.

차기 리더십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소액 무단 결제 등 신뢰 이슈를 동시에 겪어온 KT의 현실을 반영한 선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박 전 사장은 1992년 입사 이후 기술 개발과 신규 사업, 사업 추진을 두루 거치며 조직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로 평가된다.

LG유플러스는 CEO 교체 대신 전략 실행에 힘을 싣는 모양새다.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에 나선 홍범식 CEO 체제를 유지, 선택과 집중 전략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홍 CEO는 키즈 콘텐츠, 에듀테크, 생활형 플랫폼 서비스 다수를 정리했고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과 구조 효율을 중시하는 전략가형 리더십이 부각된다는 평가다.

◇비용·신뢰·수익화…통신3사의 시험대

SK텔레콤에 내년의 최대 과제는 비용 부담을 얼마나 빠르게 통제하느냐다. 유심 해킹 사고 이후 무상 교체와 유통망 보상, 고객 보상안, 정보보호 투자까지 비용이 한꺼번에 반영되며 재무 부담이 커졌다. 정부 과징금과 3G·LTE 주파수 재할당 등 추가 비용 변수도 남아 있다.

다만 울산 AI 데이터센터를 시작으로 AI 인프라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비용 통제 이후에는 통신을 넘어선 AI 인프라 수익 모델이 회복의 핵심 축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신뢰 회복과 비용 관리가 동시에 풀리지 않으면 AI 전략 역시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점에서 SK텔레콤의 부담은 여전히 적지 않다.

KT의 과제는 '안정 이후의 증명'이다. 내부 출신 CEO 체제가 가시화되며 조직 안정에 대한 기대감은 커졌지만 이는 곧 실적과 기업가치 회복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압박으로 돌아온다. 개인정보 유출과 소액결제 피해 등 신뢰 이슈를 수습하는 동시에 통신 본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AI·IT 신사업을 실제 매출로 연결해야 한다. 내부 구성원들의 신뢰와 기대가 높은 만큼, 성과에 대한 평가 기준도 이전보다 더 엄격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LG유플러스는 저수익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며 비용 효율화에는 성과를 냈지만,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내세운 AI의 실적 기여도는 아직 제한적이다.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는 빠르게 100만 가입자를 돌파했지만 유료화 성과는 아직이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AX(AI 전환) 전환과 AI B2C 수익화가 본격화될 경우 2026년 이후 실적 개선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 3사는 공통적으로 철저한 보안 체계를 마련하고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게 중요하다"며 "동시에 AI 시장에서 누가 가장 먼저 의미 있는 수익 모델을 만들 수 있을지가 향후 경쟁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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