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국민플랫폼부터 산업특화까지
이용자 평가 후 내달 1개팀 탈락
정부, 6개월마다 산업확장성 검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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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민 AI 플랫폼을 앞세운 모델부터 글로벌 최고 성능과 산업 특화 전문성을 강조한 모델까지 서로 다른 전략을 내세운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한국을 대표할 AI 모델을 가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소버린 AI가 향후 10년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기술로 꼽히는 가운데 이번 프로젝트의 결과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는 기술경쟁을 넘어 'AI 생태계 실험대'가 될 전망이다. 임문영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국가 대표 AI 모델을 만든다는 점에서 중요하지만 한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고 끝나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약 3년간 6개월마다 한 팀씩 탈락하는 경쟁 구조를 도입했는데 이는 기술 결과보다 경쟁 과정 자체를 통해 AI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복안"이라고 말했다. 기존 정부 R&D 사업과 구조부터 다르다는 설명이다.
모든 참여 팀을 컨소시엄 형태로 구성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임 부위원장은 "경쟁 과정에서 기업과 기관들이 협력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게 된다"며 "이 과정에서 기술과 경험이 쌓이는 것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단계별 평가마다 요구 조건을 달리 설정한 것도 다양한 환경과 산업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AI 역량을 검증하기 위해서다. 최종 모델을 공개하는 원칙도 결과 독점을 막고 산업 전반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설계다.
실제 이는 각 기업의 다양한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 현재 5개 팀의 접근법은 크게 범용성과 전문성으로 나뉜다.
먼저 네이버클라우드와 SK텔레콤은 범국민 접근성을 앞세운 범용 모델 전략을 택했다. 네이버클라우드는 이미지·오디오·비디오를 학습 단계부터 통합하는 옴니모달 전략으로 기존 멀티모달과의 차별화를 시도한다. 서로 다른 입력을 단순 결합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 형태 자체를 통합하는 접근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SK텔레콤은 500B 매개변수 규모의 'A.X K1'으로 최대 규모 모델을 지향한다. 반도체부터 데이터센터·네트워크·서비스로 이어지는 풀스택 역량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날 글로벌 신용평가사 모닝스타DBRS의 스콧 래티 수석 부사장은 "SK텔레콤의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과 대규모 네트워크 운영 역량은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의 핵심 경쟁력"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가 필수 인프라를 장기간 안정적으로 운영해 온 경험이 언어와 문화에 최적화된 AI 개발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LG AI연구원과 업스테이지는 고성능과 산업 전문성에 방점을 찍었다. LG는 '프론티어 AI'를 내세워 복잡한 문제 해결과 고난도 작업 수행 능력을 강조한다. 단순한 대중 서비스가 아니라 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 가능한 수준을 목표로 삼았다. 업스테이지는 법률·제조·국방·의료 등 B2B 중심 전략으로 3년 내 1000만 사용자 확보를 목표로 한다. 매개변수를 100B에서 300B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점진적 접근을 택했다.
NC AI는 게임 자산 기반 3D 애니메이션과 멀티모달 기술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54개 기관이 참여하는 그랜드 컨소시엄을 통해 제조·유통·미디어 등 산업 특화 AI 개발을 추진한다. 대국민 정부 서비스와의 연계 구상도 포함됐다.
30일 발표회는 5개사의 전략이 처음으로 이용자 앞에 공개되는 자리다. 일반 이용자가 각 모델을 직접 체험한 뒤 평가가 진행되며 내년 1월 15일까지 1개 팀이 탈락한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기술 성능보다 실제 활용 가능성과 확장성이 핵심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본다.
임 부위원장은 "이 프로젝트는 대회에서 우승자를 뽑는 게 목적이 아니다"라며 "경쟁 과정에서 국내 AI 생태계가 성장하는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