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李대통령에 억류자 사안 보고했다고도
억류자 아들 “변명 아닌 변명...정부 차원 캠페인이라도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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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북한 억류 피해 가족들에 따르면 김남중 통일부 차관과 통일부 이산가족납북자과 관계자는 성탄절을 앞두고 북한에 억류 중인 김정욱·최춘길 선교사 등의 가족을 만나 억류자 문제를 잘 챙기겠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의 발언이 질문에 대한 '오인'에서 비롯됐음을 설명했다.
국가안보실도 지난 3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신기자 회견 이후 억류자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어 "이 대통령에게 억류자 사안을 지난 9월에 보고했다"며 이 대통령이 이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캄보디아 스캠 사건에 연루된 한국인 억류자 사안과 혼동하고 외신 기자간담회 당시 부정확했던 통역 등으로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대통령은 외신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들에 대한 외신기자의 질문에 "처음 듣는 얘기"라며 "한국 국민이 잡혀있다는 게 맞나"라며 배석한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게 물었다. 이후 해당 질의를 한 외신기자가 부연하자 "오래전 일이라 개별 정보가 부족하다. 상황을 좀 더 알아보고 판단하겠다"고 답한 바 있다. 이후 대통령실은 그 다음날인 4일 탈북민을 포함한 우리 국민 6명이 2013년부터 2016년에 걸쳐 간첩죄 등의 혐의로 억류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에 억류 중인 최춘길 선교사의 아들, 최진영 씨는 "지난 18일 통일부 관계자와 만났는데 이 대통령의 발언에 '많이 놀라셨겠어요'라고 말을 건네더라"며 "이 대통령이 사실은 억류자 사안을 알고 있었는데 약간의 오해가 있었다. 앞으로 억류자 사안을 잘 챙기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씨는 "통일부와 안보실의 설명은 사실 변명 아닌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았다"며 "억류 가족의 입장에서 사안이 잊히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정부차원에서 캠페인이라도 하면서 이 문제를 계속 환기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최 씨는 이어 "외교·통일부 업무보고에서 억류자 문제에 대해 남북대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실상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취지의 말이 나왔는데, 가족 입장에서는 마음이 무너지는 말"이라며 "남북대화가 아니더라도 중국 고위층과 만나면 협조를 구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김정욱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 씨는 대통령실과 정부가 이번 일을 계기로 억류자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되길 바란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김 씨는 "안보실로부터 억류자 사안이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돼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며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설명을 듣고 마음이 누그러져서 앞으로 관련된 일을 하는데 힘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현재 북한에는 우리 국민 6명이 2013년부터 2016년에 걸쳐 간첩죄 등의 혐의로 억류돼 있다. 김정욱(2013년 10월 억류), 김국기(2014년 10월 억류), 최춘길(2014년 12월 억류) 등 3명과 탈북민 출신 3명이다. 이에 더해 북한전문매체 소속 탈북민 기자 1명도 중국에서 북한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