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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 유머펀치] 엑소더스

[아투 유머펀치] 엑소더스

기사승인 2021. 08. 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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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향래 논설위원
아투유머펀치
맹장염으로 병원에 입원한 아들이 집도(執刀) 직전 수술실을 뛰쳐나왔다. 놀란 아버지가 “왜 도망치느냐”고 묻자 “간호사 때문”이라고 했다. “간호사가 뭐라고 했길래...”라는 물음에 아들은 “맹장수술이야 간단하니까 걱정하지 말아요”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그 말이 무슨 문제가 되느냐”는 아버지의 반문에 아들의 대답이 이랬다. “그 말을 내게 한 게 아니라, 의사에게 했단 말이예요...”

젊은 여성이 퇴근길에 정신병원 앞을 지나가는데 느닷없이 벌거벗은 남자 한 명이 병원을 빠져나와 마구 뒤쫓아 오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여성이 온힘을 다해 도망을 쳤지만 막다른 골목에 다다르게 되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여성은 체념한 듯 무릎을 꿇고 빌었다. “시키는 대로 다 할 테니 제발 목숨만 살려 주세요” 그러자 남자가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이제 니가 날 쫓아와 봐!”

어떤 억압된 상황이나 구속 상태에서 빠져나가려는 탈출은 인간의 본능일 것이다. 개인적인 탈출은 일개 사건에 불과하지만 집단적인 탈출은 역사 전환의 분수령을 이루기도 한다. 역사상 가장 유명한 사례가 기원전 유대 민족의 이집트 대탈출 즉 엑소더스(Exodus)이다. 프로테스탄트의 신대륙 이동도 그렇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영화 ‘국제시장’에도 등장하는 흥남철수 또한 대탈출에 다름 아니다.

어떤 엑소더스는 비극의 현장으로 남는다. 건강하지 못한 국민의식과 부패한 정치권력의 종착역이기도 하다.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간의 수도 카불 국제공항에서 지금껏 벌어진 아비규환의 탈출극이 그렇다. 이륙하는 비행기에 매달렸다가 하늘에서 추락하는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다. 유일한 외부 탈출구인 공항에 이르지도 못한 사람들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1975년 베트남의 수도 사이공 함락 때도 그랬다.

엑소더스는 탐욕과 모순투성이인 인간의 역사가 파생시키는 필연적인 집단행동인지도 모른다. 엑소더스는 또한 사람의 경우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현대사회에서는 기업·자본·기술의 엑소더스를 망라한다. 기업의 해외 이전과 기술의 해외 유출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비현실적인 이념의 폭주와 안보의 불안 그리고 세금폭탄 때문에 해외로 떠나려는 사람도 많다. 민심의 대탈출은 비극의 전조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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