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 공연계는 세월호 참사로 인해 큰 타격을 입었다. 각종 공연과 행사가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됐으며 공연 홍보를 목적으로 하는 제작발표회, 팬미팅 등도 연달아 취소됐다. 또한 기업체가 진행하던 단체관람 프로그램도 모습을 감추고, 각 시·도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현장체험학습 자제 지시를 내려 학교 차원에서 마련한 공연관람 일정 상당수도 취소됐다. 일부 공연 유료 객석 점유율은 20%대까지 떨어졌다. 지난해까지 빠짐없이 열려온 한국뮤지컬대상이 올해는 열리지 않았고, 더 뮤지컬 어워즈는 시상식 없이 수상자 명단만 발표했다.
|
|
◇박현정 서울시향 대표 폭언·성희롱 =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들이 박현정 대표의 폭언·성희롱·인사전횡 등을 이유로 12월초 퇴진을 요구했다. 박 대표가 정명훈 예술감독과 서울시향 운영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제기하고 나서면서 조직 전체가 논란에 휘말렸다.
◇해외 유수 오케스트라 내한 = 앨런 길버트가 지휘하는 뉴욕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시작으로 독일 쾰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대니얼 하딩이 이끄는 100년 역사의 런던심포니 오케스트라, 지휘자 마리스 얀손스의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파보 예르비의 도이치 캄머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세계 정상급 악단들이 잇따라 한국관객과 만났다. 특히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와 함께 첫 내한공연을 한 취리히 톤할레 오케스트라, 23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 13년 만에 내한한 체코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등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지만 탄탄한 실력과 오랜 명성을 지닌 악단들이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를 통해 몇몇 유명 악단을 편애하던 국내 관객의 기호가 지명도보다는 실력을 찾는 방향으로 이동하고, 취향도 더욱 깊어지고 넓어졌다는 것을 보여줬다.
|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임명 = 2월 세계적 발레리나 강수진이 국립발레단에 예술감독 겸 단장으로 임명됐다. 강수진 부임 이후 국립발레단은 정통 클래식 발레에만 머물러 있던 데서 벗어나 모던발레에 처음 도전하는 등 한 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신작인 네오클래식 ‘교향곡 7번’, 모던발레 ‘봄의 제전’으로 호평 받았다. 또한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무대에 유럽에서 사랑받는 신선한 소품들을 소개하는 등 다양한 레퍼토리와 무대로 환영받았다.
◇국립무용단 첫 해외 공연 = 국립무용단은 창단 후 처음으로 외국 안무가와 협업해 만든 ‘회오리’, 현대무용가 안성수가 참여한 판타지 무용활극 ‘토너먼트’ 등 참신하고 완성도 높은 신작으로 화제를 모았다. 특히 ‘회오리’는 내년 프랑스의 세계적 무용축제인 칸 댄스 페스티벌 개막작으로 초청돼 한국 무용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는 국립무용단이 출연료를 받고 가는 첫 해외 공연이다. 지난해 패션 디자이너 정구호 연출로 주목받았던 ‘묵향’도 내년 12월 프랑스 4개 도시 투어가 확정됐다.
|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 흥행 = 침체된 환경 속에서도 외국 소설을 재창작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이 8만명 넘는 누적 관객, 마지막 달 평균 객석점유율 95%를 기록하며 이례적인 흥행을 거뒀다. 충무아트홀이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 공연은 5월 11일 폐막 예정이었지만 호응에 힘입어 9회 공연을 연장했다.
|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 쾌거 = 6월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제14회 베니스 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한국관이 최고 영예인 황금사자상을 받는 쾌거를 이뤘다. ‘차세대 건축가’ 조민석이 커미셔너를 맡은 한국관은 분단이라는 특수성을 바탕으로 남북한의 건축 100년을 조망한 전시 ‘한반도 오감도’를 선보여 세계 건축계의 인정을 받았다. 1993년 세계적인 아티스트 백남준이 공동 대표로 참가한 독일관이 황금사자상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국관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것은 미술전(홀수해)과 건축전(짝수해)을 통틀어 처음이었다.
◇홍성담 작가 걸개그림 = 9월 제10회 광주비엔날레가 ‘터전을 불태우라’는 주제로 열렸다. 광주비엔날레 본행사에 앞서 개막한 특별전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한 홍성담 작가의 걸개그림 전시가 유보되면서 작가들의 참여 철회가 잇따르는 등 파행이 계속됐다. 끝내 이용우 광주비엔날레 대표가 사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 퇴진 = 제자와 전 부하직원을 학예연구사로 부당 채용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정형민 국립현대미술관장이 10월 직위 해제됐다. 정 관장은 지인 2명의 서류 전형 채점 결과를 조작하도록 부당하게 지시하고 면접 위원도 아니면서 면접시험에 개입해 이들이 합격하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내년 1월 19일까지 임기인 정 관장은 2개월 정직 처분을 받아 사실상 임기가 종료됐다. 1969년 국립현대미술관이 개관한 이래 관장이 개인 비리로 직위 해제되고 검찰 수사까지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미술계의 충격은 컸다.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구속 = ‘재벌가 화상’ 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는 동양그룹이 빼돌린 미술품을 대신 팔아주고 이중 일부 판매대금을 넘겨주지 않은 혐의로 9월 구속됐다. 그동안 재계의 비자금 조성이나 탈세의 창구로 수차례 거론됐던 홍 대표는 2011년 오리온 그룹의 비자금 세탁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3년 만에 또다시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단색화 재조명 =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단색화가 국내외에서 새롭게 조명 받았다. 박서보·윤형근·정상화·하종현 등 1세대 단색화 작가의 작품이 해외 유수 아트페어와 경매 시장에 소개되며 눈길을 끌었다. 파리 페로탱 갤러리에서는 박서보 회고전이, 뉴욕 블럼앤포갤러리에서는 하종현 개인전이 각각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