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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정부는 수면 위에 떠 있는 백조처럼 디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겉으로만 평온할 뿐 물밑에서는 소비진작을 통한 경제 활성화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11일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경제활성화를 위한 확장적 거시정책 그 자체가 디플레이션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해소책”이라며 “지금은 (부총리가 강조한) 유가하락분의 제품가 인하 반영 등 실질소득을 개선하고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 정책노력을 집중할 뿐”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있을 통상적인 물가관리에 대한 확대해석도 경계했다. 가령 해마다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공급량 조절과 비축물 풀기 등을 통해 진행되는 농축산물 가격관리, 3월 새학기 시작 전에 이뤄지는 학원비 등 사교육비 점검과 같은 통상적 물가관리를 디플레이션 발생에 대비한 것으로 보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최경환 부총리가 지난 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국제유가하락은 공급과잉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디플레이션으로 연결될 가능성은 낮다”며 “이를 호재 삼아 실질소득 증가와 내수진작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12월 국회서 열린 당정협의에서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를 2015년도 주요 경제정책 방향으로 제시한 바 있다.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핵심 분야 구조개혁을 통해 경제체질 강화에 나서는 한편 확장적 거시정책을 통해 경제활성화도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한국은행도 디플레 우려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해 12월 기준금리 동결 후 브리핑에서 “3%대 성장과 1~2%대 물가를 디플레라고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저물가, 저성장에 대한 시장의 우려일 뿐, 디플레로 인해 나타나는 지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해 한은이 0.25%p씩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과 더불어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완화로 지난해 11월 은행 가계대출은 사상 최고치(554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3%에 그치는 등 물가 하락은 계속됐다. 이에 이 총재는 신년사에서 “통화정책을 물가목표 달성만을 위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며 “올해 우리 경제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구조개혁으로 체질을 강화하고 성장잠재력을 확중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한은은 물가분석 전담부서와 가계부채 점검반을 신설하는 등 ‘금융안정’을 중심으로 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가계대출과 물가목표치 등 원인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이에 따른 리스크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운영되고 있는 가계부채점검반은 매달 한 번씩 모여 가계대출 동향을 보고받고 원인과 전망을 논의한다. 점검반에서 논의된 결과는 통화정책방향 관련 부서들이 해당 내용을 반영해 업무를 진행한다. 조정환 거시건전성분석국장은 “매달 통방 전에 모여 가계대출 동향과 금융시장 등을 보고하고 원인에 대해 논의한다”며 “각 부서에서 담당하던 가계부채 리스크를 관련 부서들이 모여 논의하는 효율적인 차원”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은이 제시한 물가안정목표치(2.5~3.5%)가 2년동안 1%에 그치는 등 현실과 동떨어졌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물가분석 관련 시장 동향을 연구하는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이달 말부터 가동되는 조사국내 물가분석부는 기존의 물가분석팀을 물가동향과 물가연구팀으로 분리해 내년부터 3년동안 적용할 새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하는 작업을 하게 된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기재부와 한은의 이같은 정책 방향이 디플레 우려에 대해 안일한 대응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물가가 하락해야만(물가상승률이 마이너스여야만)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지 물가상승률이 둔화된 것뿐이기 때문에 디플레 우려가 없다는 정부 입장은 너무 안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유가하락이 공급 측면에서 이뤄져 디플레 우려가 없다는 최 부총리의 주장에 대해서도 “국내물가가 국제유가 하락추세 이전부터 이미 낮아져 있었던 만큼, 물가상승률 둔화는 소비부진이라는 수요 측면에 의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