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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자는 김창규 대사가 사재를 털어 출간한 것으로 교민에게 무료로 배포되고 있다.
현지 대사관에서 만난 김여사는 “우즈베키스탄은 김태희가 밭매는 곳, 카자흐스탄은 산유국으로 널리 알려진 반면 유독 키르기는 생소한데다 인지도도 낮을뿐더러 관련정보 역시 사각지대여서 ‘한-키’ 경제활성화를 비롯 정보제공의 가교역할을 위해 책을 출간했다”고 배경을 설명한다.
1여년 동안 각고 끝에 태동한 이 책은 그야말로 이곳에선 오아시스나 다름없는 귀중한 정보자료로 쓰인다. 한눈에 키르기 전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분야별로 잘 정리, 수록되어있다.
키르기에 대한 책자는 러시아어나 영어판은 수두룩하다. 그러나 한글판은 전무하다. 그래서 한국 투자자나 교민에겐 몹시 목말라했던 분야를 이 책 한권으로 갈증이 한방에 해소된 것이다.
김여사는 이 책을 출간하기 위해 사실상 키르기 전국을 누비다시피 했다. 심지어 험산 계곡, 허허벌판의 외딴 곳과 허드렛 재래시장에서 도서관 영화관, 정부기관에 이르기까지 발이 부르트도록 현지를 뛰어다녀야 했다. 키르기의 역사나 정치, 행정분야의 자료를 수집하기 위해 무에서 유를 창출하듯 역경의 시간이 요구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표현에 대한 감각이었다. 평소 글재주가 탁월한 김여사는 개인적 사고의 표현과 공공성의 책자기록에서의 글의 묘사가 다르다는 점에서 초기 많은 애로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다. 초기엔 원고를 썼다 지우기를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 적절한 단어 선택과 활용도 그와 맥을 같이 했다.
손가락을 내보이는 김여사는 “며칠씩 밤잠을 설쳐야 했고 방대한 자료를 서술하는 과정에서 컴퓨터자판을 쉴 새 없이 두드리는 탓에 손가락에 물집까지 생겼다”고 당시 고충을 털어놓는다.
또한 교정과정에서 며칠 밤을 꼬박 새워 피로가 누적되었고 이로 인해 출간 며칠 전 졸음운전으로 가로수를 들이받은 교통사고를 냈다. 그러나 뒷좌석에 동석한 차남과 운전을 했던 김 여사는 전혀 부상을 입지 않았다. 김 여사는 “자칫 대형 인사사고를 낼 뻔 했다”고 회고한다.
“많은 분들의 도움이 수반되었어요”
김여사는 남편 김대사와 자녀, 그리고 기초자료 수집에 동참해준 유학생·대사관 직원, 제작에 동참해준 일부 현지교민, 아탐바에바 대통령 영부인의 격려 등이 집필과정의 에너지가 되었다고 덧붙인다.
“키르기에는 2만여명에 달하는 한국인 후세(고려인)가 있고 알타이 어족에 아기 엉덩이의 몽골반점과 전통가옥에서 설피, 멧돌, 나막신, 절구 등을 발견할 수 있다”면서 “종교적으로는 애니미즘·샤머니즘 등이 한국과 유사한 역사적 배경으로 접목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키르기는 마음의 오아시스와 같은 곳이다. 가족중심의 문화, 따뜻하고 포근한 민족성이 그것이다”면서 또한 “습도가 없고 오염되지 않는 여름철의 공기, 개발없이 자연이 그대로 보존된 산과 들, 그리고 세계 2번째로 큰 신비의 ‘이쉬쿨’ 호수, 미개척지 샹그릴라에 스위스의 ‘융프라’와 같은 만년설이 있는 중앙아시아의 알프스다”고 거듭 강조한다.
불혹의 나이에서 강산을 1번 더 넘겼고 대학생의 자녀를 둔 김여사는 자칫 30대로 착각할만큼 한국인 특유의 동안(童顔)의 대명사격인 외모다. 피부관리나 음식선택이 세월을 망각하는 숨은 비결이냐는 질문에 대해 김 여사는 “향상 긍정적이며 밝고 건강한 생각에서 비롯된 것 같다”고 웃어 넘긴다.
무엇보다 빼어난 글솜씨에 언어 표현도 탁월한데다 따뜻하고 포근한 마음이 이곳 현지인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것이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인천에 태어났고, 이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은행원으로 입사, 팀장까지 역임하다 김창규 대사는 만나 결혼, 많은 국가의 관저에서 생활해온 김여사는 특히 한국전통음식과 문화로 한국 홍보대사를 맡고 있다. 매주 관저에 각계각층의 인사를 초빙, 한국음식과 생활양식을 선보이고 있다. 때문에 이 곳 TV가 경쟁하듯 김여사의 요리하는 모습이나 생활방식 등을 취재, 한국을 소개한 탓에 한류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요리에 재능이 많다는 것이 주변의 평가이다. 한편 이 책자에서 서민생활의 애환이나 경제통계 등이 누락되어 아쉬운 점도 발견되고 있다. 이 점에 대해 김 여사는 “추후 2판에서 보완해야 할 사항이다”고 덧붙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