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 신한, 우리, 하나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지난해 1분기에 1조4000여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2분기와 3분기에는 각각 1조6000억원 안팎까지 증가했다. 가장 큰 원인은 정부의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에 힘입은 가계대출 급증이다.
저금리로 인한 이자 마진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이 각 은행마다 급증하면서 이익이 크게 늘었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지난해 가계대출 증가율은 각각 8%와 9%, 우리은행은 12%에 달한다.
하지만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추정 결과,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7944억원에 불과해 8000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급감할 전망이다. 1조6000억원 가량인 3분기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난 셈이다.
3분기 4500억원 가량이었던 KB금융의 순이익은 4분기에 250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순이익도 6300억원에서 3600억원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됐다. 3분기에 2700여억원이었던 하나금융 순이익은 4분기에 1100억원 가량으로, 우리은행 순이익은 22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3분의 1로 줄어들 전망이다.
이같은 실적 악화의 가장 큰 원인은 기업금융 부문의 부실이다.
동부건설의 법정관리 사태로 인해 은행권이 떼이게 될 돈은 1000억원을 넘는다. 분식회계를 저지른 대한전선의 주가가 폭락하면서 채권단이 출자전환으로 가지고 있던 총 7000억원 어치의 대한전선 주식가치도 폭락했다. 대출 보증을 섰던 무역보험공사가 지급을 거절하면서 모뉴엘에 빌려준 돈 3000여억원도 받을 수 없게 됐다. 2008년 말 금융위기 후 자본 확충을 위해 은행 자사주와 대규모로 맞교환한 포스코 주식도 지난해 4분기에 20% 가까이 폭락했다.
문제는 은행권이 이 같은 기업 부문의 부실을 예방하지 못하고 자꾸만 악순환을 되풀이한다는 점이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과 2010년에 은행권 순이익이 급감한 것은 건설, 해운, 조선 등 기업 부문의 대규모 부실이 가장 큰 원인이었다. 2008년 1조9000억원이었던 KB금융의 순이익은 2009년 5000여억원, 2010년 1000억원으로 급감한 바 있다.
2012년 7조3000억원에 육박했던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2013년 4조5000여억원으로 줄어든 데도 STX, 쌍용건설, 동양그룹 등 기업대출의 부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은행들은 개인들이 꼬박꼬박 이자를 내면서 원금을 갚는 가계대출 부문에서는 계속 이익을 벌어들이면서, 기업금융 부문에서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그 이익을 다 까먹는 일이 반복되는 셈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서민들에게 은행의 문턱은 아직 높지만 기업들에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의 지원을 해주고 있다”며 “특히 모뉴엘, 대한전선 등의 분식회계를 간파하지 못하고 대규모 대출을 해준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은행들은 저금리로 인한 예대마진 탓을 하며 앞다퉈 예금금리 낮추기에만 앞장서고 있는데, 그에 앞서 여신심사능력을 높여 기업 부실 줄이기부터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