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이 총리는 부정부패 척결, 공공기관 개혁, 노동시장 구조개선 등 사회·경제 분야 정책을 아우르는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관리형 총리로서 튀지 않고 조용히 내각을 이끌어가는데 주력했던 정홍원 전 총리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특히 이 총리의 이러한 행보는 지난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주재한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재부가 담당하는 예산 및 재정 분야에 관해 강한 언급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절정에 달했다.
이날 회의에서 이 총리는 “부정수급자 근절, 유사 중복사업 정비 등을 통해 3조원 정도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며 “중앙·지방 정부가 힘을 합쳐 복지재정 효율화에 적극 나서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그는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장관 및 시·도지사가 참석하는 통상적인 관례를 깨고 차관과 부지사 등 실무진을 대신 부르는 이례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이날 이 총리는 “오늘 논의하는 주제가 큰 정책적 틀보다는 디테일한 면에서 구체적인 정책적 수단이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장관 및 시·도지사보다는 차관과 실질적으로 지방행정을 이끌어가는 부지사들이 참가하는 회의체로 바꿨다”고까지 했다.
큰 틀에서 정책을 조정하는 역할에 머물지 않고 각 부처 및 지자체 실무진을 통해 자신이 직접 현안을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최 부총리 역시 주도권을 뺏기지 않겠다는 듯 같은 사안에 대해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최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정정책자문회의 민간위원 간담회에서 “재정이 눈먼 돈이라는 비판이 나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개혁하겠다”는 말로 재정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그는 “제로 베이스(Zero-base) 예산방식과 보조금 일몰제를 엄격히 적용해 성과가 미흡하거나 관행화된 예산사업을 과감히 폐지하거나 대폭 삭감하고, 보조금 부정수급 근절, 600개 유사중복사업 통폐합 조기 완료 등도 추진하겠다”며 구체적인 개혁 로드맵까지 제시했다.
이처럼 총리와 부총리가 한날 나란히 강도높은 재정개혁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주도권 싸움을 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같은 사안에 대해 총리와 부총리가 시어머니 역할을 자처하며 곳간 열쇠(국정 주도권)를 두고 힘겨루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개혁이라는 큰 틀 안에서 총리와 부총리가 복지재정과 예산집행 효율화를 위해 각자 역할 분담을 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특히 복지 분야에 대한 컨트롤타워가 국무총리인 만큼 이 총리가 복지재정 효율화를 챙기고 나선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국무조정실 관계자 역시 “이 총리가 국가정책조정회의에 장관 아닌 차관을 부른 것은 그만큼 재정개혁에 대한 실무진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