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은 27일 발표한 ‘사외이사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사외이사 제도는 지난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경영자의 무리한 기업운영에 대한 견제를 목적으로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이 같은 취지에도 불구하고 사외이사제도는 현실적으로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보고서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평균 매출액 기준 상위 100개 비금융 사기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이사회 안건에 대해 반대, 보류, 수정요구, 조건부 찬성 등을 포함해 사외이사가 1명이라도 반대한 경우는 9101개 안건 중 0.4%인 33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5개 기업의 사외이사 59명만이 3년간 단 한 번이라도 반대표를 행사했고, 이 중 53%는 1건에만 반대했다. 전체 평균적으로는 반대표를 행사한 경우가 2.5건에 불과했다. 단 한 명이라도 반대했던 안건들을 살펴보면 해외자원투자, 인사, 지배구조, 주식 등과 관련한 사항이었다.
이처럼 사외이사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것은 사외이사와 최고경영자(CEO)의 연고관계가 ‘친근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꼽혔다.
사외이사가 CEO와 같은 지역 출신인 경우 반대표를 행사한 비율은 6%, 같은 고등학교 출신인 경우는 3%로 매우 낮았던 반면, 이같은 연줄이 없는 경우에는 각각 10%와 9%로 높았다.
CEO와의 연고관계는 사외이사 인사(교체)에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1년간 한 번이라도 안건에 반대한 사외이사는 그렇지 않은 사외이사에 비해 약 2배의 확률로 다음해 교체됐다. 사외이사가 안건에 반대하는 경우도 드물지만 일단 반대를 했다면 자의든 타의든 이사회에서 쫓겨날 가능성이 높았던 것이다.
연줄에 따른 교체 확률도 낮았다. CEO와 같은 지역 출신인 경우 타향 출신에 비해 교체 확률은 60% 수준이었고, 같은 고등학교 출신은 교체 확률이 절반에 불과했다.
보고서는 “이사회에 대한 경영자의 영향력이 크고 사외이사 비율만을 규제하는 현 상황에서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개연성이 크다”면서 “사외이사 후보 추천에 대한 CEO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 후보추천위원회를 사외이사만으로 구성하도록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사외이사 후보를 현행 단수 추천에서 복수 추천으로 제도화하는 방안도 있다”며 “이를 위해 주주총회가 단수후보 추천 자체를 거부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는 것도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덧붙였다.
보고서는 “월별 처리 안건과 사외이사 비율의 분석결과는 CEO가 사외이사 견제를 피해 민간한 안건을 처리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CEO의 이사회 의장 겸직을 금지하면 안건 선정자(agenda setter)로서의 영향력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