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계 "세금 늘면 투자위축 우려" 반발
추경안의 국회 통과를 위해 세법개정을 통해 비과세 감면을 조정해 대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겠다는 입장을 표명했지만, 세입경정 삭감·법인세율 인상을 요구하는 야당의 반대와 증세로 투자가 위축돼 경제활성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제계의 우려 사이에 끼여 이도저도 아닌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딜레마의 단초를 제공한 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세법개정을 통한 대기업 증세 발언.
최 부총리는 지난 1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내년에는 대규모 세입결손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비과세 감면을 정비해 사실상 대기업들이 세금을 더 내도록 하는 방향으로 세법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추경안의 조속한 통과를 위해 세입결손 초래를 나무라는 야당의 추궁에 한껏 몸을 낮추며 비과세 감면 정비(세법개정)를 통한 대기업 증세 카드를 내민 것이다.
이에 야당은 정부의 추경안 중 5조6000억원 규모의 세입경정에 강한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고, 최 부총리가 내민 카드에 대해서도 법인세율 인상(정상화) 등 추가적 세수확보 방안을 마련하라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세입경정안 통과와 법인세율 인상을 연계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 세입경정을 통해 올해 부족한 5조6000억원의 세수를 메꾸려면 내년도 세법개정에 법인세율 인상 내용을 포함시키라는 것이다.
물론 기획재정부는 최 부총리 발언은 비과세 감면 정비를 중심으로 하는 세법개정만 언급한 것일 뿐이라며 대기업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는 법인세 인상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경제계 역시 최 부총리의 대기업 증세 발언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비록 법인세 인상은 없다고 못박고 있지만, 비과세 감면 혜택 축소가 기업의 투자위축으로 연결돼 결국에는 경제활성화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현재 최 부총리가 발언한 비과세 감면 정비를 위한 방안으로는 올해 일몰 예정인 연구개발(R&D)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연장하고 세액 공제율도 현행 3%에서 2%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한 연구인력 개발비 세액공제율을 현행 40%에서 20~30%로 낮추고, 세액공제 대상도 연구보조원과 연구관리직원은 제외하고 연구전담요원으로 한정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이에 경제계는 이러한 R&D투자 관련 세제혜택 축소가 궁극적으로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기업이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R&D 노력이 필요하고 선진국과의 투자 격차도 줄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안그래도 국내 기업의 R&D투자 여력이 최근 줄고 있는데 (감면혜택 축소로)세금을 더 내면 투자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측은 세법개정 과정서 비과세 감면 정비 방향이 검토되고 있는 것일뿐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재 세제실에서 경제계가 우려하는 투자위축 부분에 대한 점을 감안해 세제개편 작업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구체적인 작업내용이 나오면 그것을 보고 평가할 부분이지 (최 부총리의 발언대로)세금이 오른다는 방향성만 갖고는 지금 상황에서 뭐라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