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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규제의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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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복음 기자

승인 : 2015. 08. 3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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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기범사진
빈기범 명지대 경제학과 부교수(명지경제연구소 금융시장연구센터장)
박근혜 정부의 중요한 경제 모토 중 하나가 규제 혁신이다. 경제정책 방향에 있어, 현 정부는 ‘창조 경제’와 ‘규제 혁신’으로 방향을 잘 잡았다. 창조 경제는 우리 경제가 지금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이고, 규제 혁신은 창조 경제를 위한 핵심적 제도 인프라다.

규제가 반드시 나쁜 것이고 그래서 모두 없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규제는 그 취지에 부합하는 장점도 있다. 그러나 부작용도 작지 않다. 현재의 한국 경제는 규제가 너무 많아서 규제의 동앗줄로 아크로바틱하게 온 몸이 칭칭 묶여 있다. 손가락도 법제도에 있는대로 움직여야지 까딱하기 어렵다. 잘못 까딱하면 위법이다. 가쁜 숨조차도 규제가 정하는 방식으로 쉬어야 한다.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 자체가 신기한 묘기다.

요즘은 국회에서 처리하는 법이 통과되거나 개정됐다고 하면, 도대체 또 무슨 규제가 생기는 것인지 두려울 지경이다. 최근 홍대 앞 클럽에서 춤추는 것이 금지됐다고 한다. 음식점에서 손님들이 밥을 먹든, 술을 마시든, 흥에 겨워 춤을 추건, 음식점은 어떤 방식에 준하여 이용돼야 한다고 국가가 그렇게까지 정해주셔야 하는 일인가? 클럽에서 춤을 금지하는 규제도 나름대로 달성하고자 하는 좋은 목표와 취지가 있다.

그러나 그 규제로 클럽을 운영하는 수 많은 자영업자들이 다 망하게 생겼다. 게다가 청년 실업으로 고뇌하는 젊음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만끽하던 즐거움도 다 사라지게 생겼다.

규제는 이럴 정도로 우리 삶의 속속들이까지 심각하게 파고 들고 있다. 언젠가는 길거리에서 걸을 때 이어폰을 금지하는 규제까지도 생길 것 같다. 실제로 70년대에는 옷차림새를 규제하기도 했고, 밤 12시 이후 통행금지가 있던 시절도 있다. 유치하지만, 규제는 그런 것이다.

대통령이 규제 혁신을 외치고 국민도 규제로 인한 불편을 토로하는데, 왜 국회와 정부는 끊임없이 규제를 대량 생산하는가? 가장 안 좋은 방식이 의원 입법을 편법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정부의 특정 부처가 법 제정, 개정을 추진하는 게 어려우니, 그 부처와 친밀한 국회의원에 의한 의원 입법을 빌려 원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수 많은 법안 중에서 알게 모르게 통과만 되면, 그 법은 효력을 발휘한다. 그 부처는 규제를 집행하는 파워를 행사할 수 있다.

이제 국회의원을 평가하는데 얼마나 많은 입법을 했는가가 중요한 게 아니고, 얼마나 많은 법을 폐지시켰는가를 따져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법률은 물론 시행령도 양이 많은데, 시행세칙과 규정은 집행하는 부처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울 정도로 어마 어마하게 양이 많다는 걸 이미 알고 있을 것이다. 시행세칙과 규정부터 전면적이고도 과감하게 철폐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윤복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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