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금융권에 따르면 각 은행들은 한계기업 연내 구조조정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분류한 업체 리스트를 지난달 말까지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가이드라인에 명시된 구체적인 한계기업 분류 기준이 무엇이고, 그것이 은행권에 공통적으로 제시된 것인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A은행 관계자는 “총여신 규모 500억원이라는 기준에 따라 분류한 업체 리스트를 지난달 말 보고됐다고 들었다”면서도 “이게 금융당국이 염두에 두고 있는 한계기업 구조조정 기준이 되는 것인지 여부는 우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B은행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한계기업 분류에 따르는 부수적인 업무를 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만약 우리뿐 아니라 다른 은행에도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이 제시됐다면 아마 재무제표에 근거한 가이드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흔히 한계기업 분류기준으로 언급되고 있는 이자보상배율(1 미만)은 너무나도 기본적인 기준”이라며 “만약 재무적 판단에 따라 이 기준을 기계적으로 적용할 경우 기술력 등 비재무적 요인에 따라 충분한 회생 가능한 기업도 구조조정이라는 피해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당국의 움직임에 은행권이 심한 압박을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C은행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 자체적인 기업 여신심사 시스템을 통해 부실 징후 기업에 대한 필터링 작업을 해오고 있다”면서 “만약 은행연합회가 구성한 태스크포스(TF)를 통해 명확한 기업 신용평가 기준이 나온다면 거기에 맞춰 여신심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권이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은 연내에 한계기업 구조조정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으로 인해 4분기 및 올해 전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시중은행 입장에선 인터넷전문은행 등 핀테크 환경조성, ISA제도 도입, 계좌이동제 실시 등으로 인한 고객확보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연말결산을 앞두고 수익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당국의 한계기업 연내 구조조정 추진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에 따른 은행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게 대체적인 업계의 반응이다.
이는 금융당국도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올해 4분기에는 은행이 이익을 거의 못 낼 만큼 대손충당금 적립 압박이 심할 것”이라면서 “이는 그만큼 (이를 감수해서라도)구조조정을 신속하고 강도 높게 추진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아직 정확한 기준은 알 수 없지만 금융당국이 원하는 수준의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필연적으로 은행의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이 같은 사실은 은행권 종사자라면 누구나 느끼고 있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금융당국 눈치 때문에)쉽게 말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라 고민스럽기 만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