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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차·SK·LG 등 4대 그룹은 지난해부터 주력계열사 간 합병·분할·매각 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며 수익성 확보와 안정적인 유동성 능력을 유지하고 있다.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직접금융(주식·회사채)시장이 침체되면서 적기에 자금을 융통하기 어려워진 데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 기업내 자금을 쌓아두는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자금유보 능력이 최근 몇년간 침체에 빠진 사업환경에서 재도약할 수 있는 경쟁력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10대그룹 상장사 81개사의 올해 2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은 총 83조615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65조2485억원 대비 28.1% 증가했다. 삼성그룹(삼성전자·제일모직·삼성물산·삼성SDI·삼성SDS·삼성전기·호텔신라·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에스원·제일기획·삼성정밀화학·크레듀)은 22조5577억원으로 10대그룹 중 가장 많은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현금성자산 20조2396억원 대비 11.4% 증가했다. 특히 삼성그룹은 삼성정밀화학과 삼성SDI 케미칼 사업부문을 롯데케미칼에 매각함에 따라 3조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현대차 그룹(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현대위아·현대제철·현대로템·현대건설·현대비앤지스틸)이 17조128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는 지난해 16조3000억원 수준의 현금성 자산 대비 5.3% 증가한 것으로 기아차의 현금성 자산 증가가 한몫 했다. 기아차는 지난해 2분기 1조1300억원 수준이던 현금성자산이 올해 2분기 2조7000억원대로 100% 이상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에 이어 SK그룹 5.9% 증가한 6조6536억원을 기록했고, LG그룹 10.7%(6조8697억원), 롯데 370.2%(14조1145억원), 포스코 15.2%(4조7358억원), 현대중공업 82.7%(3조2960억원), 한진 65.6%(2조2289억원) 등 10대그룹중 8개 그룹이 현금성 자산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GS그룹과 한화그룹은 같은 기간 현금성자산이 각각 1082억원과 1400억원 감소한 2조9013억원과 2조4997억원에 그쳤다.
10대 그룹 상장사의 이익잉여금도 지난해 2분기 대비 8.2%, 37조3920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포스코·현대중공업·한진·한화 등 4개 그룹은 신규투자와 수익성 악화 등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현금성자산과 잉여금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는 그룹은 다소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중공업은 시장침체와 사업부진으로 몸집 줄이기와 체질 개선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는 상황인 반면 한화·SK·한진의 경우 그룹 지배구조 개편·인수합병 등으로 인한 자금유출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한화의 경우 삼성 화학계열사와 한화테크윈을 인수했고, 신성장 동력으로 그룹 차원의 지원을 하고 있는 태양광 사업에 지속적인 자금이 들어가고 있다. SK는 ㈜SK와 SK C&C의 합병을 비롯해 SKT의 CJ헬로비전 인수 등 적극적인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다.
대기업들의 잉여금 증가는 최근 어려운 사업환경에서 안전장치로 여겨지고 있다. 신규투자뿐 아니라 배당 등 주주 친화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기업의 자금 보유 능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고, 최근 산업계에 불고 있는 한계기업 구조조정 문제는 대기업들에게 체질개선뿐 아니라 안정적인 신규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특정 계열사의 사업악화로 그룹 전체의 신용등급이 영향을 받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회사채와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 동원능력은 떨어지고 있는 것도 그룹이 긴축재정을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 올해 들어 신용등급이 하향조정된 기업은 50개사를 넘어섰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좋아지지 않고 있는 글로벌 경기와 국내적으로 부실기업이 경제 불안요소로 부상하면서 재계 전반에 재무건전성 확보가 중요한 부분이 되고 있다”며 “그룹재편·경영권승계·신사업 투자 등 자금소요처가 많은 상황에서 안정적인 그룹자금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