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이탈로 코스피 2000선 와르르
가계부채 폭탄, 금리인상도 어려워
최근 고용지표 호조 등으로 그동안 설만 무성했던 미국의 연내 금리인상 가능성이 굳어지고 있어서다.
‘비둘기파’로 불리고 있는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의장마저 지난 4일 미 하원청문회의에서 “12월 정책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살아 있다”며 연내 금리인상 시나리오에 힘을 실은 것이다.
이로 인해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12월 미국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바클레이스, BNP파리바, 노무라 등 해외 투자은행(IB)은 미국의 금리인상 개시 시점을 올해 12월로 수정했다.
국내 증권사들도 이 같은 흐름에 동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나중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11일 “연준이 12월을 기점으로 장기간 유지해왔던 초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한층 더 높아진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고, 박형중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도 “미국의 고용지표 서프라이즈는 12월 금리인상을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당위성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시기만 문제일 뿐 언젠가는 미국에서 금리인상에 나설 것이라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견이 없었다.
즉 예고돼 있었던 만큼 미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시장의 충격이 적을 수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내수 회복 미진, 수출 추락 등으로 경제체력이 허약해진 한국경제가 미국 금리인상의 후폭풍을 견딜 수 있느냐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채권시장을 중심으로 외국인의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 나가는 등 안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같은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지난 10일 국내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1.44% 떨어지며 1996.59로 마감했다.
한달여 만에 2000선 밑으로 떨어진 것으로 외국인 자금 이탈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날 하루만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9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수출에도 부정적이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한국 경제 파급 영향’ 보고서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내년도 미국 경제 회복세가 올해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있어 대미 수출 증가세 역시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초읽기에 들어간 미국 금리인상에 맞서 꺼내들 카드가 마땅치 않아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미국 금리인상에 동조해 초저금리 기조를 탈피하기에는 가계부채와 기업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오정근 특임교수는 “미국 금리인상으로 자금유출이 우려되지만 경기를 생각하면 금리를 낮춰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서 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12일 예정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의 금리인상 가능성을 낮게 보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홍 연구위원은 “경기가 반등했지만 회복세는 미약하다”면서 “성장동력이 마땅치 않은데 정부가 선제적으로 미국 금리인상에 대응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