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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재계에 따르면 정 명예회장과 정 회장은 각각 창조 경영과 품질 경영으로 현대차그룹의 ‘계동 시대’와 ‘양재동 시대’를 이끌었다면, 정 부회장은 선대의 경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 경영으로 ‘삼성동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된다.
정 명예회장은 무에서 유를 창조한 기업가로 유명한데, 경영을 하면서 난관에 봉착할 때 많은 이들이 포기하자고 해도 “임자. 해보기는 했어?”라고 반문하며 창조적 발상으로 문제들을 해결했다.
그 중에서도 ‘유조선공법’은 세계 토목역사상 유례가 없는 시도였다.
정 명예회장은 조수간만의 차이로 서산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난항을 겪자 폐유조선을 가라앉혀 바닷물을 막았다. 당초 45개월로 예상됐던 공사기간이 9개월로 단축되면서 총 공사비도 280억원 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
정 회장은 ‘품질 경영’을 통해 2000년 9월 현대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이후 당시 세계 10위 수준이던 현대·기아차를 오늘날 판매량 800만대와 세계 5위의 자동차기업에 올려 놓았다.
2000년 9월 25일 현대차그룹 출범식에서 정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2005년까지 세계 5위의 품질을 확보하고 2010년에는 세계 5대 자동차업체로서 거듭나도록 노력하자”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후 연구 개발에 대한 투자비를 늘렸을 뿐 아니라 현장을 방문하면 부품 하나하나까지 꼼꼼히 점검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미국 최대 시장조사업체인 JD파워가 올해 발표한 신차품질조사에서 33개 전체 브랜드 가운데 기아차와 현대차는 각각 2위·4위를 기록했다.
정 부회장은 브랜드 경영으로 현대차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2011 북미 국제 오토쇼에서 정 부회장은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라는 브랜드 슬로건과 함께 ‘모던 프리미엄’이라는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을 선포했다.
당시 정 부회장은 “현대차는 고객들과 자동차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제공할 것”이라며 “가장 많이 판매하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자동차 회사이자 신뢰받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고객 중심의 브랜드 경영을 강조했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39위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30위권에 진입했다. 정 부회장이 추진하는 브랜드 경영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정 부회장의 ‘브랜드 경영’과 ‘삼성동 시대’에는 고급차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라는 만만치 않은 과제가 남아 있다.
이달 4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브랜드 설명회에서 정 부회장은 고급차인 ‘제네시스’를 ‘현대’와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독립시킨다고 발표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향한 첫번째 도전은 다음달 에쿠스를 대신해 출시되는 초대형 럭셔리 세단 ‘제네시스 EQ900’이 될 전망이다.
정 부회장은 이를 위해 그동안 착실하게 준비해 왔다.
지난해 12월 BMW에서 고성능 모델 M시리즈 개발 총괄책임자였던 알버트 비어만을 현대차 부사장으로 임명해 고성능차 프로젝트 ‘N’의 진두지휘를 맡겼다.
이달 4일에는 벤틀리 전 수석 디자이너 출신인 루크 동커볼케를 영입하는 데 성공한다. 동커볼케는 내년 상반기부터 현대디자인센터 소장(전무급)으로 일하며 피터 슈라이어 기아차 사장과 함께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 등의 디자인 개발을 맡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 성적표는 3세 경영인 가운데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편”이라며 “향후 제네시스의 프리미엄 브랜드 안착 여부가 정 부회장이 추진하는 브랜드 경영의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