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정계 입문한 달성發 물갈이에 대구 정가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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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뜻을 함께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이 의원의 전격적인 불출마 선언으로 ‘유승민계’ 대구 초·재선 현역 의원에 대한 물갈이가 현실화 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달성군은 1998년 4월 보궐선거에서 62.5%의 득표율로 박근혜 대통령이 정계에 입문한 상징적인 곳이다. 일찌감치 달성군 출마를 선언했던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12일 급작스레 대구 중·남구로 지역을 옮기고 추 전 실장의 안착을 도운 곳이기도 하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대구시당에 추 전 실장과 함께 나와 “새롭게 출마를 선언한 추 전 실장을 믿고 백의종군 하겠다”며 불출마를 선언했다. 특히 지난 13일 예비후보 등록을 했고,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대구지역 의원들과 지역행사에 참석했던 이 의원의 갑작스런 불출마 선언에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이 의원은 “그런 것은 전혀 없다”며 “여러가지 고심이 있었지만 결론은 새로운 사람이 우리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서 저보다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용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친유승민계’로 꼽히던 이 의원이 유 전 원내대표 세력의 정리차원으로 불출마를 종용받은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선 “유 전 원내대표와 어떤 관계를 짓는 것이 적당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불출마와 유 전 원내대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친박(친박근혜)’계 TK 현역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이미 그쪽 지역에서는 추 전 실장을 추대하자는 당원과 당직자들의 분위기가 있었다”며 “이 의원이 중도사퇴하고 추 전 실장으로 정리해달라는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측은 “며칠 전까지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여론조사에서도 밀리지 않는 사람이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불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상당한 책임감 있는 사람’과의 교감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라며 “소위 진박 인사들이 막상 대구에서 경쟁력으로 안 되니까 인위적, 전략적 물갈이에 나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박이나 진박들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지 아니면 역풍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불과 4시간가량 앞두고 신년기자회견에서 “대구도 예외없이 민주적 절차에 따른 상향식 공천으로 후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도 체면을 구기게 됐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진박’ 인사를 통한 TK물갈이론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수준이 낮은 질문”이라며 “어떤 것이 옳고 그른지 지역 주민들이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