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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된 지 한달여 만에 드러난 경악스런 사건들은 단순 살해가 아닌 시신 토막·유기·방치 등 중범죄로 충격적인 데다, 사건 이후 드러난 행각에서도 과연 이들이 부모가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기 때문이다.
연이은 부모의 자식 살해사건은 단기간 급속도로 발전한 우리사회의 어두운 단면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부모교육과 함께 올바른 가정을 꾸릴 수 있는 정책적인 시스템 마련, 정기적인 교육 병행 등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임영주 신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11일 “아이의 발단단계에 대한 지식부재, 부모의 분노조절 장애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범행을 저지른 부모들 얘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말썽을 부렸다’, ‘말을 듣지 않는다’ 등의 이유로 잔인한 폭행을 저질러 죽음에 이르게 했는데 아이의 발단단계를 알면 똑같이 그 연령대에 말도 듣지 않고 말썽을 부린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이어 “그것을 이해 못하니 분노가 치밀고 폭행을 하는데 아이에게 여과 없이 가한다”며 “결국 이슈화된 후 양육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만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끝나는데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임 교수는 “정부가 출산장려 정책을 적극 시행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부모교육에 대한 정책은 추진한 것이 없는 실정”이라며 “출산·양육비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고민하고 실천하는 부모교육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부모를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운옥 한서대 교수는 “현재 가장 시급한 것은 부모를 대상으로 한 인성교육”이라면서 “사실 그동안 자녀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보니 사회가 부모라는 또 다른 교육 대상자가 있다는 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는 이어 “자녀교육도 중요하지만 부모교육도 소홀히 하면 안되는 영역”이라며 “우리나라 교육이 입시 위주의 치열한 경쟁만을 양산해 내고 있는데 이것을 제도적으로 고치지 않으면 미래의 이들이 부모가 된 후 나중에 또 이처럼 범행 죄책감 없이 살아가는 시대를 맞이하게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제 더 이상 ‘아이만 낳으면 부모가 알아서 키우겠지’하는 옛날 생각을 버려야 할 것”이라며 “당장 20~40대 부모들을 중심으로 교육할 수 있는 시스템 도입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