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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은행에서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아 정년까지 일하는 직원들은 거의 전무하다.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이 임금피크제 대신 차라리 희망퇴직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아직 퇴직 이후의 계획이 없거나 자녀의 학자금 등을 위해 회사에 남아있고 싶어도 희망퇴직을 선택하는 이유는 ‘고용 불안정’ 때문이다.
실제로 한 A은행은 임금피크제 적용자들의 발령 주기를 6개월 단위로 하거나, 일부러 집과 먼 곳으로 발령을 낸다고 한다. 또 신입 직원들이 담당하는 출납 등 후선업무를 하도록 배치해 차라리 희망퇴직을 선택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는다고 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근무 조건을 좋지 않게 만들어 제발로 회사를 떠나도록 하는데 목적이 있다”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니 임금피크제 대상자들은 30개월 이상의 퇴직금을 받아 회사를 떠날 수밖에 없다. 한번에 퇴직금을 받아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업무 환경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당초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도입한 이유는 청년 실업 해소와 항이리형 인력구조를 바꾸기 위해서였다. 은행의 수익성이 줄어들면서 고임금자들에 대한 인건비 부담도 컸다.
하지만 임금피크제의 원래 도입 취지인 ‘고용 보장’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이 제도는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퇴직 수단으로 전락한 임금피크제가 아닌 고용 안정으로 은행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가 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