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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제법이 ‘장그래 죽이기법’으로 불리며 반대가 높아지자 정부는 파견법을 꺼내놨습니다. 55세 이상의 고령저·고소득 상위 25% 전문직 등으로 파견허용업무 확대와 6개 뿌리산업에도 파견을 허용하자는 게 골자입니다. 중장년들을 위한 법안이고 현장에서 파견 수요도 높아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해외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파견제도의 긍정적인 효과들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 동안 독일과 일본에서는 파견확대를 통해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노동시장의 인력수급이 원활해져 경제위기도 극복했습니다. 한국도 현재 논의 중인 파견법 개정안을 포함해 파견제도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논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개정안으로 확대되는 뿌리산업은 주조·금형·용접 등 기술을 활용하는 중소기업이 많습니다. 이들은 일감이 늘어나도 인력을 제때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매번 일감마다 구인하기가 쉽지 않아서 입니다. 구직자 역시 매번 일감을 찾아 나서야 하고 일감을 구한다 해도 좋은 근로조건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외면하고 있는 절박한 현실이 파견법 개정안의 등장 배경일 겁니다.
비정규직 없는 노동시장이 베스트 임은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해법이 있다면 반대가 있을 리 없습니다. 현실을 좀 더 냉정하게 바라봐야 합니다. 이렇게 논란만 거듭할 수는 없습니다. 당장 비정규직을 완전히 폐지할 수 없다면 우선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고충이라도 덜어주는 게 옳습니다.
파견법의 오남용에 대한 노동계의 우려도 물론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문제라면 오남용을 막을 방안을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무작정 반대만 한다면 아무것도 바뀌는 게 없습니다. 노동계 현실이 어둡다고 외치기만 할 뿐 나서지 않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세계경제포럼(WEF)에 따르면 노동시장 유연성에서 우리나라는 139개국 가운데 83위에 머물렀습니다. 일본(21위)이나 중국(37위)·러시아(50위)에 비해 한참 낮은 수칩니다. 노동시장 유연성은 제4차 산업혁명을 이끌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힙니다. 경직된 노동시장은 생산성을 높이기 어려운 구조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입니다.
재계는 올해를 산업 구조조정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습니다. 서서히 데워지는 냄비 속 개구리는 위기를 알지 못한 채 죽어갑니다. 중국 등 신흥국의 추격이 계속되고 있던 우리나라가 그랬습니다. 하지만 저유가 등에 따른 조선·철강 같은 효자산업들의 어닝쇼크로 위기의식은 어느 때보다 높아졌습니다. 신흥국의 부상을 눈 앞에서 바라만 보며 발만 동동 구르던 한국이 대규모 산업재편에 들어가야 한다는 인식을 공론화 하게 된 건 얼마 되지 않은 얘기 입니다. 사면초가 한국 경제가 끓는 냄비에서 뛰쳐나갈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쳐선 안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