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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ISA 계좌 열기 급급한 은행…빈 통장 대량 생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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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고운 기자

승인 : 2016. 03.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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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고운1
허고운 경제부 기자
‘국민재산증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최근 첫 선을 보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빈 통장 생산 프로젝트’로 변질되고 있다. 타 금융회사에 고객을 뺏기기 전에 일단 잡고 보자는 영업경쟁 때문이다. ISA는 한 사람당 한 계좌만 개설할 수 있다.

계좌수 늘리기 프로젝트는 점포와 직원 수 규모에서 월등히 앞선 은행들이 주도했다. 10명에서 많게는 100명까지의 가입 할당량을 받은 은행원들은 가족이나 친척은 물론 친하지 않은 지인에게까지 가입을 부탁해야 했다. 이 때문인지 “은행원 지인에게 오랜만에 연락이 온 경우 십중팔구 ISA에 가입해 달라고 한다”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실적을 채우기 위해 사비를 들여 1만원짜리 통장을 수십장 만들었다는 사례도 있다.

그 결과 은행의 가입자수 상승에는 기여했지만 ‘빈 통장’ 대량 생산이라는 우려는 커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4~16일간 은행에서 ISA에 가입한 고객의 1인당 평균 가입액은 29만원으로 증권사(293만원)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1인당 가입금액이 낮다는 것은 향후 상품 출시를 기다리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가입만 해놓고 이용하지 않는 고객이 많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실제로 거래 기업 직원들에게 ISA 가입을 추천 혹은 사실상 강요했다는 제보도 쇄도하고 있다. 가입서류만 받아 창구 직원들이 임의로 계약하는 것이다. 은행권에 따르면 창구에서 ISA 계좌를 만드는 데 걸리는 시간은 평균 40여분이라고 한다. 한 직원이 100건 이상의 가입 실적을 거둔 경우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개개인의 고객들에게 ISA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불완전판매로 인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ISA에는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펀드 등 투자형 상품도 편입되기 때문에 좀더 세심한 고려가 필요하지만 모든 고객이 이 점을 인지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융당국은 당분간 불완전판매 현장 점검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나서지 않는다면 금융권 스스로 솔선수범해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특히 빈 통장 우려가 가장 높은 은행은 계좌수 늘리기라는 눈 앞의 성과보다는 고객만족에 더욱 초점을 맞춰야 한다. 고객은 6월에 있을 1차 수익률 공개 때 성과가 좋은 금융회사로 자연스레 발길을 돌릴 것이다.
허고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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