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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속히 정리하라”…진웅섭 경고는 국책은행 타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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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16. 03.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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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은행권이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21일 자산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과 관련해 다소 의아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들이 지난 3년간 부실채권비율을 꾸준히 줄여온 점을 감안하면 이날 진 원장의 발언은 사실상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을 염두에 두고 나온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이에 금감원 측은 올해 국내 거시경제상황이 여의치 않은데다 기존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추가적인 부실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사전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임하자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22일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지난해 부실채권비율(전체 여신 중 고정이하여신 비중)은 1.80%로 전년보다 0.25%포인트 늘어났다. 이는 지난 2010년 1.90%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전날 진 원장이 주례임원회의에서 “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신속히 정리해 대손충당금 적립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시중은행들은 이 같은 진 원장 발언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와 특수관계에 있는 농협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의 부실채권비율은 대부분 지난 3년간 꾸준한 감소추세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회생 불가능하다 판단되는 부실기업에 대해서는 채권단에서 발빠르게 철수하는 등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나선 결과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 대부분은 채권단에 컨소시엄 형태로 다같이 묶여 있어 진 원장이 말한 것처럼 신속한 부실채권 정리가 쉽지 않다”며 “지난해 비올 때 우산 뺐지 말라며 살릴 만한 기업은 오히려 지원에 나서달라고 했던 진 원장이 갑자기 입장을 바꿔 왜 이 같은 발언을 했는지 혼란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미 정책적 성격을 띤 국책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들은 경기예측을 통해 지난해부터 부실채권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사실상 국책은행을 겨냥한 발언 아니냐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실제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지난 1년간 부실채권비율이 큰 폭으로 상승해 은행권 전체 평균을 끌어올리는 주범 역할을 했다. 산은의 경우 지난해 부실채권비율은 5.68%로 1년 전보다 무려 3.19%포인트나 상승했다. 수은 역시 지난해 3.24%로 1년새 1.22%포인트 올랐다.

이에 대해 국책은행 측은 지난해 조선·해운 등의 업종이 경기침체로 경영상황이 악화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정부의 주문에 따라 STX조선해양, 현대상선 등에 대한 지원 역할을 떠맡은 데 따른 것이라며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한 국책은행 관계자는 “산은과 수은의 부실채권비율이 지난해 급격히 높아지는 것은 정책금융기관으로서 대부분의 지원을 떠맡은 STX조선과 현대상선 부실이 확대된데 기인한다”며 “이 같은 사정을 모를 리 없는 진 원장이 부실채권의 신속한 정리를 주문한 것은 아마 올해 경기상황도 좋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미리미리 사전적 리스크관리에 나서라는 메시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역시 이와 비슷한 의견을 밝히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금감원의 고위 관계자는 “시중은행의 부실채권비율 자체는 줄고 있지만 몇몇 지방은행 등 부실채권 자체를 감당할 수 있는 커버리지 비율이 100% 이하인 곳도 눈에 띈다”며 “올해 경기상황이 다소 긍정적이지 않은 만큼 현재 상황보다는 앞으로 발생할 지 모르는 부실발생 가능성에 대비하자는 측면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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