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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조건부 자율협약을 추진키로 하고 지난 22일 실무자 회의를 가졌습니다. 이날 회의에서는 현재 현대상선과 외국 선주들 간의 용선료 조정 협상, 사채권자(회사채) 집회 등 그동안의 진행경과에 대한 설명이 진행됐습니다.
조건부 자율협약 안건도 함께 논의된 이날 회의의 분위기는 현대상선을 살리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듯 합니다. 한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회의 참석자들은 ‘현대상선을 살리지 못하면 더 큰 손해’라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하더군요.
사채권자를 포함한 모든 채권자의 합의와 용선료 인하라는 전제조건이 있지만, 이를 모두 충족해 자율협약이 추진되면 현대상선은 채권 원금과 이자가 3개월간 유예되고 외부실사 결과에 따라 채무재조정도 가능해집니다.
물론 최종 결론은 오는 29일 나올 예정이지만, 주채권은행인 산은 입장에서는 자율협약을 통한 현대상선 살리기가 쉽지 않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해운업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상황인데다, 특히 지난 22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의 은행권 부실채권 신속 정리 발언이 있은 터라 현대상선 추가지원은 산은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금감원은 부인하고 있지만, 진 원장의 경고성 메시지는 사실상 산은 등 국책은행을 겨냥한 발언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산은의 지난해 부실채권비율은 5.68%로 전년도에 비해 무려 3.19%포인트나 올랐습니다. STX조선해양과 현대상선의 경영악화로 인한 여신 부실화가 주된 이유입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산은의 현대상선 지원 결정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이해할 수 있는 선택이라는 시각도 만만찮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대상선은 조선·해운 등 국가 주요 기간산업을 살리려는 정부 입장에서 신경쓸 수밖에 없는 회사”라며 “용선료 조정 협상을 통해 어느 정도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보이는 만큼 섣불리 매각하기보다는 좀더 신중히 (추가지원 등을)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산은 역시 금융당국이 부실채권비율 문제와 관련해 시중은행과 똑같은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정부는 지난해 산은에 대해 정책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 만큼 산은은 명확한 스탠스를 갖고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