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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재계에 따르면 사상 최대 규모인 818개 상장사가 한날에 주주총회를 연 소위 ‘3차 슈퍼주총데이’를 끝으로 이슈가 됐던 주요 기업들의 지난해 12월 결산 정기주총은 막을 내렸다.
지난 18일 열린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최태원 SK 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SK㈜ 대표이사 복귀에 성공했다. 최 회장은 지주사 대표에 이어 수펙스추구협의회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사실상 완전한 책임경영 체계를 갖추게 됐다. 조석래 효성 회장과 장남 조현준 사장도 효성의 등기이사로 재선임됐다. 두 회사 오너의 등기이사 선임에 일부가 반대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오너의 책임경영이 필요한 때’라는 판단 속 해당안건은 신속하게 가결됐다.
박정원 두산 회장은 주총 이후 진행된 이사회에서 지주사 의장으로 선출되며 그룹 경영권 확보를 공식화했다. 재계 4세 경영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다. 구본준 LG그룹 부회장은 LG화학 이사회에 19년 만에 복귀했다. 구 부회장은 LG 신성장사업추진단장을 맡고 있어 추후 배터리·신재생에너지 등 그룹의 신사업에 힘을 싣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노사갈등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 등기이사로 재선임 됐고 박세창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략경영실 사장은 28일 금호산업 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전망이다. 박삼구 회장은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에 성공하면서 그룹 재건의 틀을 다졌다. 따라서 박 사장을 금호산업 이사진에 투입시킨 것은 3세 경영의 초석을 다지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신원 SKC 회장은 그룹의 모태인 SK네트웍스 대표로 선임되며 36년만의 오너 책임경영을 재개했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도 허창수 회장과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을 등기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현대차그룹 정몽구 회장과 현대차 정의선 부회장도 각각 현대모비스와 현대차 등의 등기이사에 재선임되며 책임경영을 이어가게 됐다.
반면 이번 주총을 통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는 오너들도 있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18일 현대상선 주총에서 등기이사 사임과 동시에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퇴진했다. 현 회장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난 것은 현대상선이 고강도 자구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사회가 더 중립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25일 그룹의 모태기업인 롯데제과 대표이사직에서 49년만에 물러났다. 이 자리에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사내이사로 재선임되며 그룹 경영권 확보에 쐐기를 박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18일 CJ㈜ 등의 주총을 통해 1994년 CJ제일제당 등기이사로 경영 일선에 데뷔한지 22년 만에 그룹 내 모든 등기이사직을 내려놨다.
한편 이번 주총에선 여전히 반대 없는 ‘거수기 주총’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포스코·동국제강 등 일부 회사가 주주들과 일일이 대화하고 ‘질의응답’에 나서는 한편, 배당제도에 변화를 주는 등 180도 달라진 소통문화를 선보여 주목 받기도 했다.
송덕진 극동미래연구소 소장은 “한국의 주총 문화가 성숙하려면 경영 간섭을 피하기 위한 ‘슈퍼 주총데이’나 20분만에 안건을 모두 처리해 버리는 ‘초스피드’ 주총문화를 청산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삼성 등 몇몇 기업들이 보여준 주주를 우선에 둔 쌍방향 소통정책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