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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으로 생산지와 소비지가 먼 조건에서 많은 양의 전력을 수송하기 위해 송전전압을 높여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초기 15만4000볼트에서 전력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단계적으로 34만5000볼트와 76만5000볼트로 높여 왔다.
특히 76만5000볼트 송전선로는 국내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해 우리나라 전력계통의 안정성을 강화시키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10개국 정도만이 이러한 초고압송전선로를 상업운전 중에 있다.
그러나 전압이 높아지면 송전탑의 크기도 커지고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마을 사람들의 거부감도 그 만큼 커진다는 것을 밀양 송전탑 건설과정에서도 알 수 있었다.
전력설비나 우리가 일상생활 주변에서 접하는 가전기기에서도 전자파는 발생하며, 국제비전리방사선방호위원회(ICNIRP)에서는 전자파의 단기간 노출에 대한 권고치를 제시하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76만5000볼트 송전선로 국산화 과정에서도 전자파 및 환경장해 영향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국제기준 보다 강화한 국내기준을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전선로 건설시 전자파 문제로 인해 주민들과의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이다.
전력설비 건설 갈등은 특정지역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갈등으로 확대돼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소요될 뿐만 아니라 국론을 분열시키는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필자는 국가발전에 필수적인 전력설비 건설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갈등을 최소화 하기 위한 대안으로 직류송전(HVDC)을 제안하고자 한다.
직류송전(HVDC)은 새로운 기술이 아니다. 1954년 스웨덴에서 이미 적용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1998년 3월부터 제주도와 육지 간 해저 송전선로를 설치해 전력을 수송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다.
직류송전의 장점은 76만5000볼트 교류송전탑에 비해 철탑의 크기가 75% 수준으로 작다는 것이다. 송전선로 주변 주민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전력설비로 생각할 수 있으나 크기에 대한 거부감은 줄일 수 있다. 두 번째 장점은 전자파 인체영향에 대한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류 송전선에 발생하는 자계(磁界)는 방향과 크기가 일정한 정자계(靜磁界)로 지구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지구자계와 동일해 인체에 특별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세번째는 전력수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력손실을 줄일 수 있어 장거리 송전에 적합해 국가 간 전력계통 연결 시에도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설비가 고가여서 공사비가 커지는 단점도 있다. 그러나 주민들과의 갈등, 수용성과 건설지연에 따는 사회적 비용증가 등을 생각해 보면 공사비는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와 의식수준을 생각할 때 전력설비 건설 시스템도 이에 걸맞게 성장해야 한다. 국민의 애국심에 호소하고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논리로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고자 한다면 갈등은 계속될 것이다. 따라서 전력회사는 기존의 틀을 바꿔 주민 수용성을 강화할 수 있고 여러 기술적 장점을 가지고 있는 고압 직류송전(HVDC)방식 확대 적용을 검토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