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 강남지역에서 PB업무를 맡고 있는 한 증권사 A팀장이 전한 은행 영업창구 직원의 모습입니다. A팀장은 최근 평소 친분이 있던 인근 은행 지점 직원들과 자리를 같이한 적이 몇 번 있었다고 합니다. 강남권 고액자산가들을 대상으로 투자(일임) 상담을 자주 해왔던 그의 노하우를 전수받고 싶다는 요청 때문이었다는 것이죠.
신한·국민·우리·기업 등 주요 은행의 일임형 ISA 판매가 오늘부터 본격 시작됩니다. 이들 은행은 일임형 ISA 출시에 앞서 금융투자업계 출신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해왔습니다. 특히 이들 은행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도입하겠다고 밝힌 점도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사실 이 정도면 은행권이 일임형 ISA 판매를 하는데 있어 큰 무리는 없습니다. 비록 인원은 2~3명 수준에 불과하지만 일임업 전문인력이 고객 유형별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고, 알파고 열풍 속에 각광받고 있는 ‘인공지능(AI)’ 상담사인 로보어드바이저도 뒤를 받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선 영업창구 직원들은 이에 큰 기대는 하지 않는 눈치입니다. 본점 전문가나 로보어드바이저가 제시한 모델 포트폴리오는 투자선택을 위한 하나의 예시일뿐, 고객 개개인의 투자성향과 재무상황,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상황에 맞춰 최적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며 신뢰를 얻는 일은 결국 자신들이 담당해야 할 몫이라는 겁니다.
앞서 A팀장이 만난 은행 직원들이 토로했던 고민도 바로 이 부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일임업무 경험이 전혀 없는 이들로서는 과연 제대로 된 투자상담을 할 수 있을지, 또 고객이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거둘 수 있을지 걱정되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오는 6월이면 금융사별 수익률이 공시될 예정입니다. 은행이든 증권사든 지난달 ISA 출시 이후 3개월 동안의 운용 실력이 낱낱이 드러나게 되는 것입니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도 일임형 상품 가입을 이 시기 이후로 늦추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투자일임이라는 생소한 업무를 맡게 될 은행원들의 스트레스는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