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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넷전문은행, 더 이상 실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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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6. 05. 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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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환_건국대교수
이영환 건국대 경영대학 기술경영학과 교수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해온 정보기술(IT)은 컴퓨터 하드웨어 산업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분야에서 산업의 구도를 바꿔가고 있다. 특히 강력한 IT 혁신 기술로 무장된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여러 분야에서 규제 등의 이유로 인해 왜곡되고 낙후된 분야의 산업을 재편성하기도 하고 기존의 시장을 와해시키며 급속도로 성장하는 중이다.

그 중에 가장 큰 급속한 변화를 보이는 분야 중의 하나가 금융이다. IT 기술은 현금까지도 디지털화폐로 변화시키고 있는 중이다. 예컨대 스웨덴은 2016년 1월부터 현금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백화점 등 대부분의 점포에서 현금을 사용할 수 없다. 은행에 현금을 입금하려면 그 출처가 어디인지 설명해야 한다. 심지어는 홈리스 노숙자들에게도 ‘빅이슈’ 잡지와 함께 카드결제기나 모바일 앱을 사용하게 한다.

이런 변화를 타고 글로벌 기업들의 금융시장 진출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특히 중국 기업의 진출은 곧 세계를 점령할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빠르고 강력하다. 중국의 위챗 월렛은 스탠더드은행과 공동으로 남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미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대부분 국가들은 중국의 저가 모바일폰을 앞세운 핀테크에 공략 당하는 중이다.

이러한 중국의 핀테크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대해 국제금융협회 스위프트는 주목하고 ‘중국의 핀테크가 세상이 뱅킹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바꿀 것이다’라는 제목의 백서를 발간했을 정도다.

이렇듯 금융환경이 급변하고 있지만 이런 와중에도 유독 변하지 않는 국가가 있다. 바로 한국이다.

우리나라에서 전자상거래를 통해 상품을 하나 사려면 적어도 한 시간은 필요하다. 상품을 검색하고 비교하고 결정을 내린 후 공인인증서나 전화번호로 인증하고 택배 회사에 내 개인정보를 입력하다 보면 한 시간씩이나 걸리는 것이다.

반면 아마존 등 외국 사이트에서는 10분이면 충분하다. 모든 것이 데이터베이스화돼 있어 고객 성향에 맞는 것을 바로 추천하고 검색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쉽고 빠르게 구매 결정을 내리도록 돕기 때문에 몇 번의 클릭만으로 쇼핑이 완결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이 얼마나 편했던지 필자 역시 몇 달 전에는 국내에서도 충분히 살 수 있었던 상품을 외국 사이트를 통해 구매한 적이 있을 정도다.

특히 치명적으로 와닿는 것은 우리나라 금융혁신의 아이콘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올해 안에 제대로 출범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법인 준비작업이 진행 중인 KT와 카카오가 정체돼 있는 국내 금융산업에 혁신을 불어넣어줄 ‘메기’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이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은산분리’라는 규제 혁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은행 지분보유 한도를 확대하는 은산분리 규제완화를 담은 은행법 개정안이 19대 국회에서 “대기업에 주는 특혜”라는 야당의 반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앞으로의 전망도 어둡다. 이달 말이면 새로 출범할 20대 국회 역시 은산분리 완화에 반대하던 야당이 다수당이 된데다, KT에 이어 카카오마저 은행 사업진출이 어려운 대기업에 지정돼 버렸기 때문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활로를 열어줄 은행법 개정안이 막혀버린다면 우리나라 금융산업은 급변하고 있는 금융환경 속에 뒤처져 또다시 낙후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한국의 금융산업은 세계경제포럼(WEF)에 의해 아프리카의 어느 특정 국가보다 뒤진 87위로 평가받은 바 있다.

이제 곧 출범하는 20대 국회를 앞두고 여야 모두 경제활성화를 외치고 있는 중이다. 그렇다면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은행법 개정안을 미루고 반대하는 것은 경제활성화를 역행할 뿐 아니라 급박히 변하는 글로벌시장에서 자칫 ‘금융주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기를 바란다. 더 이상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을 늦출 수는 없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대기업특혜의 관점이 아닌 금융업 경쟁력 제고라는 입장에서 생각하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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