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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산업계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며 칼을 뽑아 든 상황에서 총선 이후 불어오는 사정 칼바람과 경제민주화 움직임이 일며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
유례 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를 취재하기 위해 최근 울산과 거제를 다녀왔다. 저성장 저유가에 무너지는 조선산업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었다. 1년여 사이 근로자들은 수천명씩 잘려나가고 지역경제는 불황의 그늘이 무겁게 내려 앉았다. 수십년간 한국경제를 지탱해 온 조선산업이 직면한 위기를 온몸으로 체험하고 나니 지겹게 나오는 소위 ‘골든타임’이 괜한 얘기가 아님을 알겠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꺼내든 ‘구조조정’과 ‘신산업 육성’ 정책은 벌써부터 빛이 바래고 있다. 총선 이후 여권의 힘이 크게 떨어졌고 예상했던 대로 사정 수사가 본격화 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 제대로 힘을 낼 수 있을 리 없다.
검찰은 부영그룹을 중심으로 조세포탈 혐의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고 효성그룹 전현직 경영진에 대한 횡령·배임 의혹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공정위는 현대건설·대림산업·두산중공업 등 13개 건설사에 칼날을 들이댔다. 국세청은 코오롱인더스트리를 비롯해 롯데건설·롯데하이마트·현대종합상사·SK해운 등을 조사 중이다. 이들을 대변해야 할 전경련은 보수단체에 자금을 후원했다는 의혹 속에 연일 사회로부터 지탄 받고 있다.
경제 활성화 체질개선의 마지막 기회를 놓치면 안된다며 규제 완화와 기업 친화적인 정책을 펼쳤던 정부가 이런 불협화음으로 시간을 다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잘못을 한 기업을 조사하고 처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범정부 차원의 경제살리기에 나선 상황에서 기업에 과도한 사정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이중적인 행태라는 지적을 면키 어렵다.
급감하는 일자리를 위해 투자를 독려해도 모자랄 판이다. 기업에 문제가 있다면 환부만 신속히 도려내고 핵심역량 개발 및 산업 재편을 돕는 방향으로 돌아서야 한다. 지금은 한국경제의 미래를 구상하고 재편에 들어가야 할 전환기다. 기획사정으로 골든타임을 다 써버리는 우를 범해선 안된다.










